"월 1000만원 버는 집주인, LH에 땅줄까" 중국인 몰려든 영등포 남쪽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지상 철로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속칭 'DMZ'(비무장지대)로 불린다. 이를 경계로 남북 지역이 완전히 갈라진 탓이다.
영등포역 남단 출구(1,2,4번) 앞 상가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양꼬치, 마라탕 음식점이 적지 않고 반찬 가게 등 소규모 점포에도 중국어 안내문이 붙어있다. 중국어로 된 각종 서류와 문서 발급을 지원하는 전문 행정사 사무실도 있다. 지역 상권을 움직일 정도로 거주자가 많다는 설명이 나온다. 영등포역 앞 A 공인중개소 대표는 "최근 이 지역에 들어온 다가구, 다세대 세입자 절반 정도는 중국 동포"라고 했다.

이곳은 정부가 지난달 말 공공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 기본 계획안에 따르면 축구장 13개를 합친 9만5000㎡ 부지에 2600여 가구 아파트와 고층 업무·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지금까지 정부가 선정한 역세권 주거상업고밀지구 중에선 단일 지역 기준 최대 면적이며 주택 수도 가장 많다.
그동안 교통, 상권 등 입지적 장점에도 이 지역의 개발이 미뤄진 이유는 약 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토지주들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사업 구역 내에서도 역과 가까운 곳은 지분 규모가 비교적 큰 토지주 비중이 높고 신길동 방향 지역은 소규모, 비정형 필지를 보유한 토지주가 많아 상호 개발에 대한 입장차가 크다.
영등포동 B 공인중개소 대표는 "신길동 방향 소규모 지분을 보유한 토지주들은 공공개발이라도 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다면 동의율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역과 인접한 부지에 있는 상가, 빌라, 다세대 등을 보유한 토지주들은 굳이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역과 가까운 곳일수록 월 임대수익 1000만원이 넘는 상가, 주택 건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구역 내 건물의 평균 노후도는 77.8%로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역과 가까운 부지엔 2·4 공급대책 발표 직전에 지어진 신축 빌라도 있고, 당장 재건축할 필요가 없거나 세입자 요구로 내부 수리를 한 주택도 적지 않다. 이런 건물을 소유한 토지주은 별도 보상책이 없다면 재개발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투기 사태가 토지주들의 동의율을 끌어내는 데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영등포동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공공 강제수용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큰데 투기 의혹이 터진 LH를 믿고 사업을 끌고 갈 수 있겠냐는 토지주들도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60대 건물주는 "10년 전쯤 이사와서 다세대 주택에 세입자와 함께 살고 있다"며 "좀 넓은 새아파트에 살고 싶은데 공공이 추진하면 빠르면 5년 만에 공사가 마무리된다고 하니 언제 사업이 시작될지 궁금하다"고 했다.

다만 아직은 지역 전반에 사업 기대감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이날 사업 지역 곳곳을 둘러봤지만 공공개발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이곳은 공공개발 예정지구 지정을 위한 최소 동의율인 10%를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영등포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 사무실도 현재 문을 닫았으며 연락도 닿지 않는 상황이다.
여의도, 시청 등 도심 업무지구와 접근성을 고려할 때 개발이 현실화되면 주거지역으로 가치는 급상승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주도로 영등포역 인근와 신길에 주거타운이 연결되면 마포권역에 맞먹을 정도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민간주도도 개발이 진행될 경우 마용성을 뛰어넘을 정도로 입지적 강점이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일대 개발 기대에 따른 수혜는 의외로 준공 20년차를 맞은 구축 아파트가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73㎡은 지난달 말 11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4월 같은 평형 매매가격(8억9200만원) 대비 2억5800만원 오른 신고가다. 전용 84㎡는 올해 1월 실거래가(11억4000만원, 5층)보다 약 3억원 높은 14~15억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단지 인근 E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발구역 내 노후주택들은 현금청산 이슈로 거래가 아예 끊겨버렸지만 이 아파트는 거래제한이 없는 대단지이고, 주변 개발에 따른 반사이익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차 빼달라'며 경찰에 음주 신고…고급주택단지 입주민의 고약한 심보 - 머니투데이
- 머그샷 단골 손님 된 린제이 로한…매일 2번씩 교통사고 무슨일? - 머니투데이
- 손담비 vs 태연, '149만원' 같은 옷 다른 느낌…"어디 거?" - 머니투데이
- 한예슬, 가슴선 드러내고…배꼽까지 파인 파격 의상 "어디 거?" - 머니투데이
- 고준희, 속옷 비치는 과감한 니트 룩…수천만원대 주얼리 '눈길' - 머니투데이
- 하정우, 차정원과 열애 인정 후 삭발 근황 '깜짝'…미국서 포착 - 머니투데이
- 이요원, 박보검 닮은 셋째 아들 공개…'준후 아버지' 이병헌도 포착 - 머니투데이
- "아미고""사우지" 李 대통령·룰라 만찬에 재계 출동…백종원·세징야·가비까지 - 머니투데이
- "모텔 연쇄살인女, 이렇게 생겼다" SNS 털렸다...사적 제재 논란 - 머니투데이
- 보이스피싱 경고 안 믿자, 은행 직원 "좋을 대로 하세요"…15억 털렸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