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5살' 韓 첫 테라스형 친환경 아파트 '망미주공' 새 옷 채비

김서온 2021. 5.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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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정밀안전진단 D등급 받아..지난달 27일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원에 있는 '망미주공아파트' 정문. [사진=김서온 기자]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4월 말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이 난다고 한다. 35년 만에 진짜 재건축이 된다는 생각에 기대된다. 기존에도 명물 단지로 명성이 자자한 만큼 앞으로도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연제구 망미주공아파트 주민 A씨)

국내 첫 친환경 아파트로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테라스형 단지를 조성해 부산 명소로도 유명한 망미주공아파트가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으면서 재건축 사업 속도를 낸다. 2천 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로 구릉지 경사면 지형을 깎아내지 않고 그대로 활용, 탁 트인 조망까지 확보했다. 대지 지분도 커 정비업계의 관심이 높다.

◆ 친환경 단지 명성 '실감'…테라스형 주택은 '압권'

부산 '망미주공아파트' 고층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지난달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망미주공아파트를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16년째 망미주공아파트에 거주 중인 B씨는 "단지가 비교적 언덕에 있고, 낡았지만 부산에서도 의미 있는 아파트"라며 "불편함 없이 살았고 주민들의 애정이 큰 만큼 재건축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986년 준공한 망미주공아파트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원에 2천38세대, 23개 동 규모로 조성됐다. 15층 규모의 고층 아파트 1천998세대와 5층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테라스형 40가구로 구성됐다. 개발 당시 대한주택공사는 기존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해 다양한 주택과 경관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건립했다.

국내 첫 친환경 단지답게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푸른 나무들이 우거져 생태유원지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아파트 정문을 만날 수 있다. 정문과 후문에서 단지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이 평지는 아니나,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정도다. 단지 외벽은 칠이 벗겨지고 녹이 슨 모습이지만, 밉지 않게 35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냈음을 알 수 있었다.

망미주공아파트 테라스형 주택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무엇보다 압권은 40세대 규모로 지어진 테라스형 주택이다. 15층 규모의 고층 단지를 배경으로 앞쪽에 자리잡은 테라스형 단지는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개 동에 각각 10세대씩 모두 4개 동으로, 가장 넓은 전용 116㎡ 동일 면적대로 구성된다.

각 세대에 딸린 테라스는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아 방치된 곳들도 눈에 띄지만, 획일화된 초고층 단지들 사이에서 소박하지만 멋들어진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테라스 주택을 연결하는 계단은 아파트의 복도 역할을 하는데 붉은 벽돌로 만들어졌으며, 양쪽에 심어진 나무들 사이로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단지에서 만난 주민 B씨는 "오래된 단지라 내·외관 손 볼 곳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조경을 처음부터 잘 만들어 산책하기 제격"이라며 "재건축이 된다면 '최초의 친환경 아파트'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지난달 말 조합설립추진위 승인…"오를 일만 남았다"

망미주공아파트 고층 단지를 배경으로 테라스형 단지가 도심을 바라볼 수 있는 앞쪽으로 배치돼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부산 연제구 망미주공아파트는 지난달 27일 연제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토지 등 소유자 수 2천39명 중 1천386명의 동의를 받아 67.97% 동의율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설립됐다.

망미주공은 대지 지분이 넓은 것이 특징이며, 개선된 여건으로 교통환경도 잘 마련돼 있다. 망미주공은 '연산5구역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23개 동, 2천38세대를 재건축해 19개 동, 3천200여 세대로 재탄생한다. 단지는 지난 2005년부터 재건축사업을 추진해왔으나, 크게 진척이 없었다. 지난 2015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최근 추진위 인가를 받은 망미주공은 올해 말까지 조합설립인가 승인을 받은 뒤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단지 내 C부동산 관계자는 "엊그제 추진위 구청 인가를 받았다"며 "이제 조합설립인가 단계가 남았고 추후 시공사 선정, 오는 2030년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지지분도 넓고 사업성도 좋다. 정밀안전진단 통과 후 매매가격이 급상승했다가 최근 조정을 받아 소폭 하락한 상태"라며 "이제 재건축 시작 단계로, 시간이 지날수록 단지의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계단이 망미주공아파트 테라스형 단지의 복도 역할을 한다. [사진=김서온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망미주공아파트 전용 75.75㎡가 6억4천300만원(7층)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0월 동일면적대 매물은 신고가인 7억원(13층)에 거래됐다. 최근 거래된 매물은 이보다 가격이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해 초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1년 전인 지난해 4월 4억500만원(14층)~4억2천200만원(9층)에 팔렸다.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지난 2015년 2억 후반대에 거래됐다.

단지의 전용 76㎡과 89㎡는 6~7억원대, 전용 92㎡ 7억원대, 전용 105㎡ 8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 2015년 입주한 망미주공 옆 브랜드 단지의 전용 74㎡가 지난 3월 5억700만원에 거래, 지난해 입주한 광안리 해변과 맞닿아 바다조망이 가능한 브랜드 단지의 전용 114.98㎡가 지난해 6월 10억8천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망미주공의 현재 시세에 재건축 기대감이 한껏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주변 인프라도 좋다. 망미주공에서 부산 코스트코까지 자차로 5분, 도보로 15분(995m), 이마트 트레이더스까지 자차로 6분, 도보로 14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또한, 광안리 해수욕장까지 자차로 18분, 벡스코(BEXCO)와 아시아 최대 규모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몰까지 자차로 15분 내외로 도착이 가능하다.

단지 인근 D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조정지역으로 실거주 2년 조건을 갖추면 비과세 요건에 해당되며, 현재 매수시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며 "최근 전세를 끼고 들어오는 투자수요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단지임에도 매물이 많지 않다"며 "인근에 굵직굵직한 생활 인프라도 잘 마련돼 있고, 입지적으로도 빠지는 곳이 없어 투자심리가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고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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