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임기 일주일 남았는데..후임 금감원장 '안갯속'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 종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후임 인사가 '안갯속'이다.

후임 금감원장 인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라인의 연쇄 인사와 얽혀 있는 까닭에 당분간 금감원이 대행 체제로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오는 7일을 끝으로 3년 임기가 종료된다.

올해 초 윤 원장 연임설이 나돌았지만 지난 2월 금감원 정기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노동조합과 대립 등으로 사그러들었다. 현재로선 윤 원장의 연임은 물 건너갔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윤 원장 후임 인사에 대해선 하마평이 거의 돌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 안팎에선 윤 원장 퇴임 뒤 당분간 김근익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금감원이 운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장 후임 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건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경제라인의 인사에 밀렸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현재 관가에선 김부겸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한 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경제라인의 개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의 수장이 바뀔 수 있다.

물론 홍 부총리가 현 정부와 마지막까지 함께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홍 부총리의 거취를 포함한 경제라인의 구도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후임 금감원장 인선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부처 개각이 마무리 된 뒤에야 후임 금감원장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김부겸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다음주에 진행되는 만큼 한동안은 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청와대가 적당한 후임 금감원장을 아직 못찾았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전 감사원 사무총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이 후임 금감원장으로 거론됐지만 이미 과거의 일이다.

한동안 김오수 전 차관이 유력하다는 설도 있었지만 최근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르면서 금감원장과 멀어졌다. 행시 28회의 정은보 대사의 경우 금융위원장 개각 시 후배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까닭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로 간다는 얘기가 나돈다.

다른 관계자는 "하마평에 거론됐던 일부 인사들의 경우 금감원장직을 본인들이 원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며 "금감원장이 되면 사실상 차기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관료가 금감원장에 기용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민간 출신이 금감원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간 출신으로는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금감원 노조가 교수 출신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무리수를 두며 이들을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관료보다는 민간 출신을 더 선호하는 성향이 있지만, 금감원 노조가 윤 원장을 계기로 교수 출신 원장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권 인사가 깜짝 선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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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