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판]이혼 후 시아버지와 결혼한 며느리..만약 한국이라면?

29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전 의붓시아버지와 결혼한 한 미국인 여성의 사연이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에 사는 에리카 퀴글은 19살이던 지난 2010년 첫번째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에리카는 부부 갈등이 생길 때마다 시아버지인 제프 퀴글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는데요.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졌습니다.
결국 에리카는 2015년 이혼을 선택합니다. 이후 전 남편의 의붓아버지인 제프와의 관계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당시 제프 역시 아내, 즉 전 남편의 친모와 이혼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에리카와 제프는 며느리와 시아버지 관계가 아닌 연인관계로 발전했습니다. 에리카는 제프의 아이를 임신했고 두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던 해에 새롭게 가정을 꾸렸습니다. 이 아이는 에리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9살 아들과 의붓남매인 셈입니다.
헤어진 남편의 아버지, 즉 전 시아버지와 결혼한 며느리. 국내법으로도 가능할까요?
◇전 시아버지-며느리, 아무리 이혼했어도
만약 이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두 사람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에리카가 전 남편과 이미 이혼한 사이이고 제프와 전 남편이 혈연관계가 아니라고 해도 말입니다.
우리 민법은 근친혼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8촌 이내의 혈족(입양된 경우 입양 전의 혈족도 포함)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자 △6촌 이내의 양부모계의 혈족이었던 자와 4촌 이내의 양부모계의 인척이었던 자는 서로 결혼하지 못합니다.
에리카에게 제프는 전 남편의 양부모이므로 두 사람의 결혼은 근친혼에 해당합니다. 에리카가 전 남편과 법률혼 관계를 정리했기 때문에 인척관계가 소멸했으니 결혼도 가능하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친혼 금지 규정은 현재 인척인 자뿐 아니라 인척이었던 자까지 혼인 금지 대상으로 포괄합니다.
단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제프가 에리카의 전 남편의 친모, 즉 자신의 전 아내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한국은 법률혼 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제프가 전 아내와 단순히 동거만 했거나 사실혼 관계였다면 두 사람 사이 혼인에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아울러 금지된 근친혼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당사자들이 처벌을 받진 않습니다. 민법상 규정을 위반해 혼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책임과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근거일 뿐이며 형사책임은 묻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 있으면 혼인취소 못 해
앞서 말했듯이 에리카와 제프의 사연이 국내에서 발생했다면 이는 혼인 취소 사유입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쟁점은 두 사람 사이에 이미 아이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8촌 이내의 혈족이 혼인하면 이는 애초에 무효가 됩니다. 처음부터 혼인 성립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재산부터 자녀까지 혼인 무효된 당사자 사이에 존재했던 모든 권리·관계는 결혼 전으로 소급합니다. 아이가 태어났다 하더라도 혼외자녀가 됩니다.
혈족의 배우자나 배우자의 혈족 또는 인척 등 먼 친척과의 근친혼은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데요. 사실 혼인신고서 수리 시에 담당 공무원들이 서류를 통해 혈족 간의 혼인 외의 근친혼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척 간 근친혼의 경우 본래는 인정되지 않지만 일단 혼인신고를 마쳤다면 혼인기간 내의 효력 모두를 부정하진 못합니다. 다만 혼인했던 이력을 지우는 것만 가능할 뿐입니다. 근친혼으로 인한 혼인 취소는 당사자뿐 아니라 이들의 부모 혹은 4촌 이내의 혈족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1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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