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지지율 40%로 올려, 대선후보 단일화 주도하겠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김기현(4선·울산 남을) 의원이 당선된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년 3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를 통해 국민의힘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권 지지를 다지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으로 여당에 맞서겠다는 포석이 깔렸다는 것이다. 이른바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피해자란 상징성을 가진 김 원내대표를 대여(對與) 원내 투쟁의 선봉에 세워 정권 교체를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여당의 부조리에 “목숨 걸고 앞장서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내년 대선 전략과 관련해서는 ‘당 지지율 4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강론(自强論)’을 내걸었다.
울산 출신인 김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됐다. 2004년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울산 남구을에서 당선돼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내리 3선을 하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현 울산시장)에게 패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이 관련자들을 대거 기소하면서 피해자란 평가를 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경선 캠페인 때 “내 존재가 문재인 정권 법치 파괴를 상징적으로 증명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민주당이 독점한 17개 상임위원장직 재배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때까지는 원내 교섭단체가 상임위원장을 의석수에 비례해 나눠 맡았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이 맡아온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가져갔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을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며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상황에서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범법자 지위에 있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늘 승부를 걸면서 살아왔다. 싸우면 이길 것”이라며 “이기는 방법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책 현안과 관련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미국에 사절단을 보내 백신 확보에 나서자”고 했다. 주택 문제 해결책 모색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임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이 진행해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통합 협상을 이어받게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문제도 다뤄야 한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합당을 위한 합당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기, 방법, 절차는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나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의) 좋은 대선 후보를 골라내 국민 지지를 받게 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 지지율을 40%까지 올리면 바깥에 있는 후보들이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자강이 우선”이라고 했다. 당분간은 야권 통합보다 당 쇄신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김 원내대표 당선은 6월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黨權) 경쟁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의원이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같은 영남 출신인 김 원내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나경원 전 의원이나 권영세 의원, 초선의 김웅 의원 등 수도권 인사들의 경쟁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까지 영남 출신이 맡는 건 곤란하다는 ‘도로 영남당’ 논란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 당심(黨心)이 아직 ‘복당파’에 완전히 열리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선거에서 3위와 4위를 한 권성동 의원(20표)과 유의동 의원(17표)은 모두 탄핵 사태 때 당을 나갔다가 복당했다. 반면 탈당 전력이 없는 친박계 출신 김태흠 의원은 1차 투표에서 30표를 얻어 2위를 해 이변이란 평가가 나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법원,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징역 23년 선고... 법정 구속
- 방전된 車 시동 걸고, 공기압 떨어진 타이어 공기 주입까지 만능 스타터
- 공군 ‘블랙이글스’ 사상 첫 일본 기착, 자위대와 교류 행사도
- 이장우·김태흠, 행정 통합 속도전에 반발... “앙꼬 없는 찐빵 만들려 하나”
- AI 영화도 법 적용 대상?… 정부, ‘AI 기본법’ 가이드라인 공개
- ‘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부모 책임 0% 판결… 유족 “8.8억 배상 무슨 의미있나”
- ‘스캔들’ 손예진 “19년 만에 만난 이창동, 당황할 정도로 착해져”
- 李대통령 기자회견에 국힘 “‘어쩌라고요’식 남탓만, 국정 참사”
- ‘일타 강사’ 남편 이혼 요구에...술병으로 머리 친 아내, 징역 25년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