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3000원 국룰 깨졌다..공깃밥=1000원도 흔들
"막걸리 이젠 4000원 받으라더라"
"김 사장, 공깃밥 1500원 받을 건가"
주변 가게와 손님 눈치 보며 고심
1000원, 3000원.

“오늘부터 막걸리 한 통에 4000원 받으세요.”
지난달 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음식점. 오토바이에 막걸리를 싣고 온 남성이 음식점 사장 양모씨에게 일러줬다. 양씨는 “1000원에 들어오던 막걸리가 1300원으로 올랐다”며 “기존대로 막걸리 한 통에 3000원을 받고 싶어도 다른 식당과의 형평성 때문에 4000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장수주식회사는 15년 만에 장수막걸리의 출고가를 올렸다. 편의점에서는 2021년 4월 1일부터 1300원에서 1600원으로 올려받기 시작했다. [뉴스1]](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5/01/joongangsunday/20210501000714194paci.jpg)
![막걸리 가격이 쌀값 급등에 따라 덩달아 치솟고 있다. 사진은 땅에 떨어진 진달래를 막걸리에 띄운 모습. [중앙포토]](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5/01/joongangsunday/20210501000715233byic.jpg)
업계 1위인 서울장수에 이어 1일부터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동주조1957 이동생막걸리는 1700원에서 2100원으로, 인천탁주의 소성주 생막걸리는 1300원에서 1500원으로, 부산합동양조의 생탁막걸리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다.
막걸리 가격 인상 흐름은 이어질까. 국순당 측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가격 인상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가격 인상 계획은 없고 유통채널을 늘려 매출 확대로 상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재료비가 2.5배 오른 상황에서 값을 올리지 않고선 감당할 업체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 4월 19일
“국제 곡물 가격 상승, 해상운임 급등까지 설명해 주더라.”
지난달 19일.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 근처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가 “막걸리 업체 관계자가 가격 인상 요인을 조목조목 말해주고 갔다”며 전한 얘기다.

![2020년 쌀 수확량은 1968년 이래 최저치인 350만7000t이었다. 쌀 공급이 줄면서 쌀값은 소매가격(20kg 기준) 6만원대를 돌파했다. 사진은 전북의 한 창고로 수확한 쌀을 쌓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5/01/joongangsunday/20210501000719193ekrn.jpg)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막걸리 만드는 데 쓸 비축미를 작년보다 40%만 받게 되면서 3배나 비싼 일반미로 주조하고 있다”며 “포장재 가격도 전년 대비 40% 정도 올랐다”고 밝혔다.
# 4월 26일
“막걸리 한 통에 5000원이면 서민의 술 맞나?”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무악재 근처의 한 밥집. 손님 임석영(52)씨는 “간만에 식당에서 막걸리를 시켰더니 33%(3000원→4000원)나 값이 올라 있었다”며 “이미 4000원 받는 ○○막걸리도 분명 값을 올릴 텐데 서민의 술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쌀값이 4월 평균 6만원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뉴스1]](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5/01/joongangsunday/20210501000721213rvdg.jpg)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자영업계 동료로서, 코로나19로 손님은 떨어지고 재료값은 급등한 열악한 상황에서 공깃밥 가격 인상 고민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500원 인상은 적은 액수처럼 보이나 손님 입장에서는 엄청난 거부감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한식뷔페 집은 7000원을 받고 있었다. ‘한식뷔페=6000원’ ‘함바집=6000원’ 국룰도 위험한 걸까.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 공깃밥 크기, 쌀 소비 줄이려 1973년에 정해
「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의 한 치킨 가게. 치킨을 주문한 손님이 "막걸리도 혹시 파느냐"고 물었다. 이 가게 사장인 박모씨는 “그냥 사와서 잡숴”라며 옆의 편의점을 알려줬다.

실제 국세청은 "음식업자 등 소매업자가 마트나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구입해 재판매하는 것은 양도·양수 고시 제11조 위반사항"이라고 밝혔다. 탈세 방지 등의 목적으로 주류는 가정용과 유흥음식점용, 주세면세용으로 구분된다. 가정용에는 의무적으로 '음식점·주점 판매불가' 표시가 붙어있다. 막걸리에는 주세면세용을 제외하고는 이런 용도 구분 표시를 생략할 수 있지만, 소매업소간 양수·양도는 안 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종종 경험했지만, 그러려니 지나갔거나 불법인 줄 몰랐던 막걸리 유통 현장이었다.
음식점 공깃밥의 ‘공기’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를 쓴 음식인문학자 주영하는 "당국에서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공기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1973년 서울시는 표준식단을 제시하고 시범 식당을 정한 후 밥을 공기에 담아 먹도록 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스테인리스 밥공기의 크기는 내면 지름 11.5㎝, 높이 7.5㎝. 76년 6월 서울시는 스테인리스 공기에만 밥을 담도록 의무화했다. 공기는 내면 지름 10.5㎝, 높이 6㎝로 작아졌고, 여기에 5분의 4 정도 밥을 담도록 했다. 이 규정을 1회 위반하면 1개월 영업 정지, 2회 위반에 허가 취소의 행정조치가 가능했다. 중앙정부는 1981년 1월부터 서울시의 스테인리스 밥공기 규격을 전국으로 확대·적용했다.
오늘날, 왠지 공깃밥 하나에도 허전한 분들은 이 당시의 크기가 유산으로 남아있음을 기억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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