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리, 아르테타 도왔다..아스널 선발 명단 비판에 대신 해명
[스포츠경향]
승자는 여유로웠다. 상대팀 감독이 코너에 몰리자 직접 변호에 나섰다. 그것도 자신이 경질당한 뒤 부임한 감독을 도왔다.
우나이 에메리 비야레알 감독은 30일 유로파리그 아스널전에서 승리한 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을 변호했다. 아스널은 비야레알과의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서 1-2로 졌다.
아스널은 이 경기에서 전문 공격수 없이 나섰다. 4-2-3-1 포메이션에 미드필더인 에밀 스미스 로우를 최전방에 배치한 형태였으나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이었다.
경기 패배 후 이 전술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에 적장인 에메리 감독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에메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르테타의 선발 명단에 대한 질문에 “아르테타의 결정에 놀라지 않았다. 선발 명단을 그렇게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널은 부상 선수들이 많았고, 오바메양은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아르테타의 결정이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스널은 이날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 29분에는 코너킥에서 라울 알비올에게 두 번째 골을 내주는 등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후 초반 잇단 실점과 선발 명단에 대한 집중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선발 명단이 우리에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했지만 5분 만에 경기 계획을 바꿔야했다. 따라서 선발명단이 유효했는지 아닌지는 평가할 수 없다. 세트피스 실점 또한 경기 계획을 바꾸게 했으며,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다. 우리가 실점한 이유는 스스로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반전은 정말 좋지 않았고, 후반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우리는 전문 공격수가 있을 때에도 골을 넣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팀 패배 후 쏟아지는 비판에 아르테타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해명에 시달렸다. 그러자 에메리 감독이 아르테타 감독의 선택을 변호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채로운 광경이 연출됐다. 에메리는 자신이 아스널에서 경질된 이후 선임된 아르테타가 코너에 몰리자 도와주는 ‘대인배의 여유’를 보였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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