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방사광가속기 사업 예타 통과

이새봄 2021. 4. 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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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본격 가동 목표
한국 신약·소재 개발 박차
방사광 가속기 조감도 [매경DB]
'빛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오후 2시 서울역 인근 LW컨벤션 센터에서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열고 방사광가속기 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최종사업비는 1조 454억원이다.

예타를 통과함에따라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총 6년간의 설계·건설 기간을 거쳐 충청북도 오창에 구축되며 2028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전자가 자기장 속을 지날 때 나오는 빛(방사광)을 이용해 각종 물질을 분석하는 첨단 연구장비다. 적외선과 가시광선, X선에 이르는 다양한 파장의 빛을 만들어 낼 수 있어 빛의 공장이라고 불린다.

거대시설로 분류되는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을 비롯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개발에 필요한 소재 분석부터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구조 분석 등 산업 이곳저곳에 쓰인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가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탄생한 대표적인 신약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 국내 방사광 가속기는 포항에 있는 방사광 가속기 2대 뿐이다. 한국은 1995년 포항에 원형방사광가속기를 준공한 뒤 2016년 바로 그 옆에 엑스선 자유전자레이저(XFEL)선형 가속기를 지어 운영하고 있다. 부품·소재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기업과 학계에서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려는 국내 수요가 많지만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현재 포항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는 연구자만 1년에 4000명에 달한다. 방사광 가속기 사용을 신청한다 해도 수 개월을 대기해야하다보니 개발 시간이 촉박한 기업들의 경우 일본·중국·대만·미국 등 해외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출국의 어려움과 악화된 한·일 관계 등으로 해외 방사광 가속기 활용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4세대 오창 방사광 가속기 구축사업이 완료될 경우, 기업들의 '설움'이 해소될 뿐 아니라 신약·반도체 소재·2차 전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 개발이 속도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기획됐다. 빛의 세기를 결정하는 '빔 에너지'는 기존 3세대의 3GeV(기가전자볼트)에서 4GeV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빛의 밝기는 3세대 보다 100배가 더 밝아진다. 이 밝기는 햇빛의 1000억배에 달한다. 또 3세대는 연구용으로 활용되는 연X선까지만 생성이 가능했던 반면,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의료·산업용 경X선까지 만들 수 있다.

동시에 운용이 가능한 실험실 수(빔라인)도 늘어난다. 현재 포항 방사광 가속기내에 운영되는 빔라인은 35개이지만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에는 40개 빔라인이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2028년 우선 운영될 빔라인은 10개로 점차 숫자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로 거둘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생산 유발 6조 7000억원, 부가 가치 창출 2조4000억원 등 총 9조 1000억원에 달한다. 고용창출효과는 13만 7000명으로 전망된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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