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애플 vs 에픽게임즈' 앱수수료 소송전 임박..쟁점은?

윤선훈 2021. 4. 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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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넘어 플랫폼·콘텐츠업체 간 주도권 다툼..국내 게임사도 '촉각'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애플]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 앱스토어 수수료 관련 공방전이 오는 5월 3일(현지시간) 열리는 반독점 소송을 시작으로 재개된다. 양사는 소송을 앞두고 법원에 각종 문건을 제출하고 여론전을 펼치며 다시 한 번 치열한 다툼을 예고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관련 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기에 게임업계도 양사의 소송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에픽게임즈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재판에 참석할 증인 명단을 제출했다. 애플에서는 팀 쿡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매트 피셔 앱스토어 담당 부사장 등이 나선다. 에픽게임즈에서는 팀 스위니 CEO, 스티브 엘리슨 에픽게임즈스토어 총괄지배인 등이 참석한다. 양사 모두 CEO가 직접 나서 법적 공방을 펼치게 된다.

양사의 분쟁은 지난해 8월 13일 시작됐다.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퇴출하면서였다.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자체적인 결제 수단을 도입한 것이 발단이었다. 애플은 자신들의 앱 마켓 인앱 결제에서 나오는 수익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걷어가는데, 에픽게임즈가 자체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수수료를 걷을 수 없어진다. 애플은 정책 위반을 근거로 '포트나이트' 앱을 내려 버렸다. 그리고 9월 에픽게임즈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진=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서 차단되면서 사실상 아이폰에서 게임을 다운받을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에픽게임즈는 당초 추진했던 포트나이트의 자체 결제 수단 도입을 강행하고, 오히려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앱스토어의 지위를 이용해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독점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오직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아이폰에 앱을 설치하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에픽게임즈에게도 30%의 수수료가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에픽게임즈의 이 같은 주장이 앱스토어에서 파생하는 막대한 가치에 대해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며 에픽게임즈를 '좀도둑'이라 지칭하기도 했다. 아울러 에픽게임즈가 뒤로는 특별 혜택을 요구했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팀 스위니 CEO는 "아이폰용 서드파티 앱 마켓을 만들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에픽게임즈는 이후 애플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그간 앱 마켓들의 과도한 앱 수수료 부과에 불만을 품던 업체들과 손잡고 '앱 공정성 연맹'을 지난해 9월 결성했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와 '틴더' 등을 운영하는 매치그룹 등이 에픽게임즈와 손잡은 대표적인 업체다. 또 지난 2월에는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도 애플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이 다가오면서 양측 간 신경전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최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애플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으며, 특히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아이폰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하는 애플의 정책도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애플 역시 팀 쿡 CEO가 캐나다 매체 '토론토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엡스토어 결제 방식을 개발자 자유에 맡기게 되면 앱스토어가 '벼룩시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정한 앱스토어 수수료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체 결제 플랫폼을 강행하는 에픽게임즈를 겨냥한 발언이다.

소송을 앞두고 애플은 당근책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수익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의 개발사에 한해 앱스토어 수수료를 15%로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앱스토어에 입점한 대부분의 중소 업체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총 4천300억달러(약 478조원)을 투자해 2만명을 추가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반독점 소송을 대비한 행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양사의 소송은 결국 애플이 자신들의 앱 마켓을 통해 수수료 30%를 거둬들이는 구조 자체가 정말 독점으로 간주될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에픽게임즈는 이 같은 구조가 독점이라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 왔지만, 애플은 앱스토어로만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지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송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든 게임업체들과 플랫폼 업체 간 현재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대다수 국내 게임업체들도 해당 소송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상당수 게임업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30%에 달하는 앱 마켓 수수료의 인하가 이뤄졌으면 하는 모습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아 승패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앱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가지게 된다"며 "게임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감으로써 절감된 비용을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투자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조건부로나마 수수료를 대폭 인하한 데 따라 중소 개발사들 사이에서는 조금 다른 기류도 엿보인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전까지 앱 마켓 수수료 30%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다가왔는데 애플에서 중소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15%로 낮췄고 구글도 애플 영향으로 수수료를 조정했다"며 "대다수 개발사들의 연 매출이 100만달러 아래라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수수료 인하 조치가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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