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도로 위 슈퍼스타,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2021. 4. 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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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다운포스와 공격적인 에어로 다이내믹
 -강력한 주행 성능에 모든 초점 맞춘 슈퍼카

 슈퍼카를 상징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낮고 넓은 차체와 주변 시선을 압도하는 공격적인 디자인, 에어로 다이내믹을 위해 뚫어 놓은 거대한 공기흡입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브랜드 최신 기술을 접목한 폭발적인 성능, 가열차게 내뿜는 소리 등을 더해 모두의 부러움을 산다. 

 람보르기니는 우라칸 에보는 이러한 요소를 전부 부합하는 이상적인 슈퍼카다. 언제든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도로 위 슈퍼스타가 될 조건을 갖췄다. 오너의 자부심은 장소를 옮겨 서킷에서도 이어진다. 차는 진가를 발휘하며 최고의 만족을 제공한다. 우라칸 에보가 주는 매력과 람보르기니의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우라칸 에보의 첫인상은 파격적이다. 평소 알고 있던 자동차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데 크기에서 오는 차이가 크다. 실제로 길이는 4,520㎜이며 너비와 높이는 각 1,933㎜, 1,165㎜에 이른다. 웬만한 세단과 맞먹는 길이와 너비를 가졌지만 반대로 높이만큼은 소형차보다도 낮기 때문이다. 차 옆에 서 있으면 허리 정도에 높이가 있어서 지붕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일 정도다. 

 독특한 차체를 앞세워 꾸민 공격적인 디자인은 차를 한 층 강하게 만든다. 부드러운 곡선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온통 굵은 선과 반듯한 철판의 향연이다. 각 패널들도 종이접기를 한 것처럼 절도 있게 맞아 떨어진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두 개의 'Y'자 모양으로 구성한 주간주행등은 시종일관 도로를 노려본다. 많은 바람을 마시는 대형 공기흡입구도 차의 성격을 알게 해준다. 

 옆은 서로 다른 모양의 휠이 눈길을 끈다. 살이 얇은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데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와 유채색 캘리퍼가 맞물려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두툼한 사이드 스커트와 측면 에어 인테이크, 한 켠에 붙은 우라칸 에보 뱃지도 멋을 더한다. 뒤는 에어덕트와 테일램프의 경계를 알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 특징이다. 두툼한 배기구는 번호판 바로 옆에 붙여 안정감을 자아내며 배기음을 한층 가까이 들을 수 있다. 범퍼 아래쪽에는 굵은 디퓨저로 마감했고 피아노 블랙으로 감싸 고급스러운 모습을 키웠다.

 실내는 단순하다.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아담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는 맛이 좋다. D컷 타입이며 휠 안에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및 간단한 램프류 조작 버튼이 마련돼 있다. 운전 모드 변경도 전부 휠 안에서 이뤄진다. 뒤에는 큼직한 패들시프트가 마련돼 있는데 화려한 카본이 흥분을 자극한다. 

 센터페시아는 단순하다.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몇 개만 물리적인 버튼으로 마련했고 나머지는 전부 화면에서 조작 가능하다. 공조 및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지는데 반응이 빠르고 구성이 단순해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이 외에 풀 디지털 계기판은 무척 선명하다. 중앙에 자리잡은 타코미터와 변속 알파벳, 속도계가 더욱 커 보인다. 

 센터 터널에는 새빨간 캡으로 감싼 시동 버튼이 위치해 있다. 뒤로는 아담한 변속기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버튼, 작은 수납함 정도다. 반면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는 가죽과 스티치의 정교함은 라이벌을 뛰어 넘는다. 특히 투톤 컬러를 적절히 활용한 덕분에 각 패널간의 경계가 명확해졌고 여러 부품이 맞물리는 부위에서의 단정한 모습도 챙길 수 있었다.

 ▲성능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AWD는 V형 10기통 5.2ℓ 가솔린 엔진을 뒤에 얹어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61.2㎏·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7단 DCT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2.9초(스파이더 3.1초)만에 도달한다. 안전제한을 건 최고시속은 325㎞다.

 시승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과 주변 국도에서 이뤄졌다. 차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우라칸 에보 AWD 였고 스파이더와 쿠페를 번갈아 타면서 차의 능력을 확인했다. 먼저 운전대를 잡은 차는 스파이더다. 차는 시동을 켜면서부터 강력한 등장을 알린다. 껑충 치솟는 엔진회전수와 우렁찬 소리만으로 운전자를 압도한다. 1m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입가에는 벌써 미소가 띤다. 이후 톱을 열고 굽이치는 산길로 들어갔다.

 스로틀 반응은 예민하다. 조금만 열어도 후련하게 속도를 올리며 거침없이 질주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는 미친 듯이 튀어나가며 짜릿함을 선사한다. 낮은 시트포지션과 바닥에 바짝 붙어 달리는 자세도 인상적이다. 분명히 생각했던 속도보다 높은 숫자를 가리키지만 무섭거나 두렵지 않은 이유다. 이와 함께 탄탄한 하체 세팅과 놀라운 사륜구동 기술이 더해져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 결과 코너에서 깔끔한 진입과 탈출이 가능하다. 정확히 반원을 그리며 매끄러운 코너링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는 LPI 2.0이라 불리는 람보르기니만의 최신 기술이 힘을 더한다. 다양한 가속도 센서와 차체 무게 중심에 위치한 자이로스코프 센서가 실시간으로 차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이후 좌우는 물론 앞뒤와 위아래 가속도, 롤과 피치 요, 레이트까지 전부 분석하고 제어해 최적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또 람보르기니 다이내믹 스티어링인 LSD까지 맞물려 작은 조향각으로도 민첩한 코너링을 제공한다. 

 톱을 열고 달리는 만큼 귓가를 자극하는 배기음을 여과장치 없이 온전히 들을 수 있다. 특히 터널에서 울리는 공명음은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처럼 몽환적이다. 변속 단수를 자꾸만 낮춰 소리를 듣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다. 실내로 들이치는 햇살과 머리 위를 스치는 바람은 덤이다. 이성과 감성을 모두 아우르는 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만족스러운 주행을 마치고 다시 인제 스피디움 서킷으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우라칸 에보 AWD 쿠페를 타고 본격적인 트랙 주행에 나섰다. 전문 인스트럭터와 함께 차의 능력을 살펴보고 한계치까지 꺼내 능력을 확인해봤다. 운전모드도 적극 다뤘다. 첫 번째 랩에서는 기본인 '스트라다'로 놓고 달렸고 점차 페이스를 올리면서 스포츠와 코르사를 번갈아 사용했다.

 솔직히 스트라다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다양한 각도의 코너와 고저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언제든지 차는 최적의 궤적으로 서킷을 점령해 나간다. 스포츠는 한층 흉포해지며 아드레날린을 부추긴다. rpm이 요동치고 천둥 치는 소리가 서킷 전체에 울려 퍼진다. 전체적으로 빨라진 흐름 속에서 람보르기니만의 특별한 사륜구동 기술이 빛을 발휘한다.

 LDVI로 불리는 새 시스템은 운전 모드에 따라 섀시를 알맞게 조정해준다. 구체적으로는 차체의 동력제어 시스템에 실시간 주행 데이터가 입력되고 이를 바탕으로 매우 효율적인 제어와 민첩하고 뛰어난 반응을 이끌어낸다. 또 '피드 포워드 로직'은 차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반영해 안저애적인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각 기능들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운전자가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실제로 빠른 속도에서 코너를 진입하고 나왔을 때 차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건 확실히 알아차린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바퀴를 조향해 안쪽으로 말아 들어가며 탈출 시에도 최대한 빠르고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리력을 무시할 정도의 칼 같은 자세를 한번 경험하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놀랍고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코르사는 날뛰는 황소 그 자체로 변모하며 잔혹한 매력을 발산한다. 전자장비 개입을 최소화 하며 그만큼 컨트롤도 까다로워진다. 인스트럭터 지도를 받으며 운전 실력을 쌓기에는 소중한 기능이지만 일반 도로에서 사용하는 건 자제해야 할 듯하다. 무시무시한 성격으로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오로지 운전자의 판단과 책임이 따르는 즐겁지만 무서운 운전 모드였다.

 ▲총평
 우라칸 에보는 슈퍼카가 갖춰야 할 조건을 따르면서도 람보르니기 브랜드 정체성과 추구하는 방향까지 알 수 있는 차다. 최신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을 적용한 차체와 모두를 집중시키는 화려한 디자인, 오직 달리기만을 위해 꾸민 실내만 봐도 알 수 있다. 운전석 뒤에 얹은 고성능 엔진과 화끈한 배기음은 빨리 밟으라고 채찍질 하는 것 같고 비현실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은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타이어 하나하나가 노면을 붙들고서 맹렬하게 코너를 벗어날 때면 희열도 느낄 수 있다. 후륜과 사륜, 스파이더까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우라칸 에보는 모든 순간이 짜릿하며 길 위에서 가장 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차다. 판매가격은 쿠페 기준 AWD 3억4,500만 원, RWD 2억9,9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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