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위기의 국산차 3사, 생존 열망은 누구보다 크다

2021. 4.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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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적자 기록한 르노삼성·쌍용·한국지엠
 -적자 탈출 위한 3사 생존 방법은 제각각
 -외투 기업의 편견보다는 냉철하게 상황 볼 필요 있어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국산차 3사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제품 경쟁력 약화와 노사갈등, 불안정한 수출 등이 맞물려 좀처럼 회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자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저마다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싸늘한 여론의 시각에 3사의 입지는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지난해 이들 3사는 어느 때보다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 르노삼성은 작년 7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3조4,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감소했다. 판매대수는 1만6,166대에 그쳐 2004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국지엠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169억원으로 7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액이 8조4,975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하고 영업손실도 8,552억원에 이르며 조금씩 폭을 줄여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차는 적자 폭이 더 컸다. 매출은 전년대비 18.5% 줄어든 2조9,501억원을 기록했고 손실액은 4,493억원으로 전년 2,819억원보다 59.3% 늘었다. 2016년 4분기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회사의 명운조차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3사의 공통점은 위기의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에 의한 회사 인수로 살아난 기업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주도적으로 회사를 꾸려나가는 건 한계가 있고 일부는 경영 불안의 상황이 오면 정부로부터 기대는 경향도 강했다.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대중의 실망은 커졌고 비판적 인식이 자리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투 국산차라고 해서 위기 때마다 무조건적으로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은 버려야 한다는 게 업계 조언이다. 시대 흐름에 맞춰 자생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에 집중해 각 브랜드별 상황을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몇 번의 사례를 겪으며 국민적 의견이 좋지 않다는 건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편견은 또 다른 오해와 회복의 씨앗을 무너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금까지 정부의 자금이 한 번도 투입되지 않은 유일한 외투 국산차 업체다. 줄곧 성장을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뒤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소규모 정비 사업장을 매각하고 근무체계도 시간당 60대를 생산하는 1교대 체제로 전환했다. 비상 경영의 일환으로 임원 수도 40%가량 줄였고 임원 임금도 20% 삭감했다. 지난 2월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아 수 백여 명이 나가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쌍용차는 이번 주 기업회생절차에 전사적 차원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수를 평균 23% 줄였고 상근 임원수는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으로 감소했다. 또 유형 자산을 대부분 매각하고 큰 폭의 임금 삭감을 추가로 추진해 회사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경영정상화를 이행하기 위한 차세대 CUV 개발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2023년 출시를 목표로 발판이 될 창원공장에는 지난달 도장 시설을 새로 준공하기도 했다. 회사는 향후 프레스, 차체, 조립 라인 등 신규 설비에 대한 설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적자 탈출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안정적인 수출 물량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 변수가 발목을 잡는다. 여기에 노조의 행동 변화에 따른 타격도 무시할 수 없다. 신차를 통한 제품 경쟁력을 틈틈이 갖춰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해결책을 찾아가는 건 저마다의 몫이다. 그렇다고 매번 위기가 봉착할 때 산업은행 등 정부 자금에 손을 벌리고 급한 불을 끈 다음에 조금씩 신차를 배정하는 행태는 더 이상 답이 될 수 없다. 외투 기업을 바라보는 소비자 인식이 점점 냉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조사 역시 여론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아들이고 더 이상 의존이 아닌 자생의 노력으로 키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눈앞에 마주한 적자 탈출을 넘어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할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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