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류담 안보인다했더니..막걸리 담그고 있었네
93년된 '역전회관'서 전통주 빚어
"열흘이면 청감주 만들 수 있어요"

“전통주 빚다 사랑에 빠졌죠. 맛있는 술 연구하면서 대화도 깊어지고, 달밤에 비친 연인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답나요.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어요.”
개그맨 겸 방송인 류담이 불려놓은 찹쌀을 채반에 올리며 말한다. 얼마 전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딴 그는 요즘 밤낮으로 막걸리 같은 전통주 만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단다. 그의 곁에서 전통주를 빚던 아내 신유정씨는 “관심사가 비슷해 새로운 술 개발하고 같이 마시다 보니 결혼하고 나서 더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역시 전통주 소믈리에인 그녀는 93년된 한식 노포(老鋪)인 서울 마포 역전회관 김도영 대표의 딸. 3대인 김도영 대표와 함께 4대째를 잇고 있다. 1929년 전남 순천에서 1대 김막동 여사가 연 호상식당을 시작으로 100년을 바라보는 ‘역전회관’은 바싹불고기의 원조로 꼽힌다. 한우 치마살을 비법 양념으로 숙성시킨 뒤 국물 없이 바삭하게 즐긴다.

2019년 만난 둘은 음식과 술 얘기로 마음을 나누다 지난해 식을 올렸다. 둘의 사랑을 이어줘 더 애착을 느끼는 데다, ‘막걸리 빚기 문화’가 얼마 전 문화재청이 발표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돼 더 뜻깊단다. “외국 술보다 전통주가 저평가돼 아쉬웠는데, 요즘 우리 술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져 뿌듯해요.”(류담) “우리 음식의 풍미를 더욱 돋게 하는 술을 찾다가 직접 빚게 됐는데, 젊은 층에서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요즘엔 식당에 20대, 특히 여성들의 비중이 크게 늘었어요.”(신유정)

이들이 직접 손으로 빚는 ‘역전주’는 지난 1월 ‘대한민국주류대상’ 탁주 생막걸리 일반 부문 대상을 받았다. 역전주는 누룩, 물을 넣어서 밑술을 빚고, 다시 고두밥을 쪄서 덧술하는 이양주 방식으로 만든다. 최소 100일을 숙성한다. “역전주를 선보이다 보니 친구들이 집에서 쉽게 만드는 술이 없느냐고 물어서 ‘청감주’를 만들게 됐어요. 초보자도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술이지요. 생막걸리를 넣는데 대신 제사에 쓰고 남은 청주 같은 걸 넣으셔도 됩니다. 취향에 따라 민트, 블루베리 같은 재료를 넣으면 더 색다른 맛이 되지요.”


☞전통주 소믈리에 류담·신유정 부부가 말하는 ‘청감주’ 막걸리 만들기
재료: 찹쌀 1kg, 누룩 100g, 시판 생막걸리 750ml, 물 250ml

① 깨끗이 씻은 찹쌀(단맛이 싫다면 맵쌀)을 3시간 이상 불린 뒤 채반에서 40분 이상 물기를 뺀다. ②김이 오르는 찜통에 면포를 깔고 30분 정도 쪄 고두밥이 되게 한다. ③차갑게 식힌 쌀에 누룩, 물, 생막걸리를 넣고 쌀알이 터지지 않게 조물조물 섞는다.






④유리병에 담은 뒤 하루 정도 뚜껑을 살짝 열어놓아 발효를 시킨다. 중간 중간 저어주는 게 좋다. ⑤뚜껑을 닫은 뒤 20~25도 상온에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둔다. ⑥보글보글 기포가 오르고, 밥알이 한두깨씩 떠오르면 술이 됐다는 증거. 알코올 농도 15~16도 정도로 꿀 같은 느낌의 단맛이 강하다. 이대로 마셔도 된다. ⑦단 술이 싫으면 이 술에 물 1리터를 넣어 섞은 뒤 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 저온 숙성한다. 9도 정도의 막걸리가 나온다.⑧ 매운 볶음이나 산낙지 구이나 초회 등과 곁들여 먹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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