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의 축구 한잔] '여권 무효' 석현준, 해명없이 계속 침묵할 것인가?

김태석 2021. 4. 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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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부 기관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급하며 실질적인 조치를 언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선수 본인이 직접 이 논란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석현준이 병역 의무를 왜 이렇게 마다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는 데도 선수 본인이 직접 자신의 입을 통해 어떠한 해명이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자세는 더 납득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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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의 축구 한잔] '여권 무효' 석현준, 해명없이 계속 침묵할 것인가?



(베스트 일레븐)

김태석의 축구 한잔

결국 정부 기관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급하며 실질적인 조치를 언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선수 본인이 직접 이 논란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AC 트루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석현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석환 병무청장은 지난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석현준의 상황을 물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석 씨는 병역법상 국외여행 허가 의무를 위반한 병역기피자다. 외교부에서 여권 무효화를 완료했다. 지난 2019년 6월 형사고발이 이루어졌고, 현재 해외에 있어 기소 중지 상태다. 귀국하면 형사 처벌 후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한때 팬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선수에게는 도무지 붙기가 힘든 여러 낯부끄러운 표현들이 정 청장의 답변에 의해 달라붙은 것이다. 또한, 국회 국방위원회라는 공개적 자리에서 거론된 사안인 만큼 이제 석현준에 대한 사법 처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석현준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 21일 2020-2021 프랑스 리그2 니오르 원정 경기에서는 후반 30분 골까지 터뜨리며 트루아의 3-0 완승을 이끌기도 했다. 자칫하면 구속이 될 수 있는 일이 빚어졌는데도 너무 평온하게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아닌가?

위 사진들은 지난 4월 24일 스타드 드 로브에서 벌어진 리그2 35라운드 그르노블전에서의 석현준의 모습이다. 동료의 득점에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축하하는 모습이, 지켜보는 처지에서는 아무리 다시 봐도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물론 주변에서 어떠한 상황이 벌어져도 경기에 집중하는 게 프로다운 자세이긴 하지만, 지금 그에게 벌어진 일은 그 수준을 넘어섰다. 도리어 한국 사회 정서상 그 프로다운 자세를 보이는 게 부자연스럽다.

2개월 전 그의 부친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름의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항소도 포기했고 2년 남은 트루아 계약기간이 끝나면 귀국해 병역을 해결하겠다는 다짐도 남기긴 했다. 그리고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병역 시기는 법과 상관없이 스스로 정하겠다는 얘기였기에, 이 인터뷰를 접한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다. 석현준이 병역 의무를 왜 이렇게 마다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는 데도 선수 본인이 직접 자신의 입을 통해 어떠한 해명이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자세는 더 납득이 안 된다. 부친의 인터뷰로 대충 대응했다고 생각할 듯한데, 사실 이 모양새도 영 보기 좋지 않았다.

올해 만 29세인 석현준은 어엿한 가장이자, 자신의 의지대로 유럽에서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하며 돈을 벌고 있는 ‘성인’이다. 스스로의 운명과 인생을 직접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나이다. 이제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직접 해명하고, 용서를 구하든 반박하든 해야 할 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석현준은 왜 이렇게 숨죽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가?

어찌됐든 정부는 석현준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에 따라 석현준은 트루아와 계약 기간이 얼마가 남았든 중요하지 않게 됐다. 다른 국적의 여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트루아, 유럽, 아니 이제 전 세계 어디든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었으니 더는 축구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그에게 벌어진 일을 다시 돌아봐도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의 힘겨웠던 유소년 시절을 알기에 지금의 프로축구 선수 커리어를 왜 이렇게 스스로 망치는지, 왜 스스로를 파멸하게 만드는지 납득할 수 없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AC 트루아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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