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화해하는 법 [박상미의 고민사전]
[스포츠경향]
상담실에 모녀가 앉아 있습니다.
같은 집에 살지만, 문자로만 대화한 지 3년이 넘었고, 열 살 이후로는 스킨십을 한 기억도 없습니다. 상담실에 함께 차를 타고오는 30분의 동행을 견딜 수 없어서 딸은 버스를 타고, 엄마는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힘든데, 상담은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딸이 말합니다.
“이대로 살다간 가슴이 터져 죽을 것 같아서요. 부모님은 제게 너무 큰 상처만 주셨어요. 관계 정리를 하고 떠나고 싶어요. 박사과정 공부를 하러 다음 주에 영국으로 출국해요. 가족 관계가 이렇게 힘드니까 대인관계도 늘 공포스러워요.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어요?”
“아버지가 아주 폭력적이에요. 자라는 내내 많이 맞았어요. 안 맞으려고 방문을 잠그면 방문을 부셨어요. 그리고 경찰을 불렀어요. ‘네 성격이 지랄 맞아서 통제가 안 되니 경찰한테 한 번 혼나봐라!’ 제 편은 아무도 없었어요. 더 나쁜 건 엄마예요. 제 고통을 방관했어요. 무려 30년 동안!”
엄마는 말 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정을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어요?”
테이블에 펼쳐놓은 감정 단어 카드를 한참 바라보던 딸은 세 장의 카드를 골랐습니다. 아빠에 대한 감정은 ‘위협’,‘고통’, 엄마에 대한 감정은 ‘배신감’이었습니다.
“아빠는 나를 위협하고 고통을 주는 존재예요. 화해의 가능성은 없어요. 엄마는 나를 한 번도 보호해주지 않아서 배신감이 들어요.”
엄마도 딸에 대한 감정을 골랐어요. ‘미안함’과 ‘죄책감’이었습니다. 딸은 가슴을 움켜쥐고 울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욕구 카드에서 나의 욕구를 골라보도록 했습니다. 딸은 ‘형벌’과 ‘공감’을 골랐고, 엄마는 ‘화해’를 골랐습니다.
“아빠는 벌 받았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말로 하기 싫어요.”
엄마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용서해줘… 깜짝 놀랐어. 네 마음이 이런 줄 몰랐어. 엄마도 아빠의 불같은 성격이 무서웠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네 편이 되어줄게. 네 마음을 공감해줄게. 엄마가 노력할게.”
두 사람은 저를 바라보고 앉아서 어린아이처럼 통곡했어요.
“두분 다 서로 사랑하잖아요. 잘 지내고 싶잖아요. 화해하고 싶잖아요. 한 번도 서로가 진심으로 원하는 걸 말하고, 행동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이제 용기를 내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면 됩니다. 서로 마주보세요. 엄마한테 진심으로 원하는 걸 말해보세요.”
“엄마… 안아 줘.”
두 사람은 20년 만에 끌어 안고 통곡했습니다. 미안해, 미안해를 반복하면서.

■‘마음치유 안내자’ 박상미는?
공감, 소통, 치유, 회복을 주제로 글쓰고, 강의하고, 다큐를 찍는다.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마음치유학교’를 연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마음아, 넌 누구니’,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나를 믿어야 꿈을 이룬다-박상미의 고민사전’ 등을 썼다. 유튜브 ‘박상미라디오’ ,EBS 라디오 ‘박상미의 마음 마음’ 진행자이며,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자다. EBS ‘인생 파란만장’, SBS ‘언니한텐 말해도 돼’에 출연중이다.찍은 다큐 영화는 ‘내 인생 책 한 권을 낳았네’, ‘마더 마이 마더’ 등이 있다. 더공감 마음학교 소장, 한국의미치료학회 부회장·수련감독이며 경찰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마음치유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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