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예감했을까, 세상을 울린 잠수함의 작별노래
“당신을 그리워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당신 없이 살 준비도 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북쪽 바다에서 침몰해 세 동강이 난 상태로 발견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낭갈라(Nanggala) 402함의 승조원들이 침몰 전 퇴임하는 부대 지휘관을 위해 작별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됐다. 노래 가사는 마치 승조원 자신들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했다.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수중 훈련을 위해 잠수했다 침몰해 탑승자 53명 전원이 사망했다.
26일(현지 시각) AFP통신·BBC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이날 낭갈라함 승조원들이 함내에서 인도네시아 히트곡인 ‘삼파이 줌파(Sampai Jumpa·다음에 봐)’를 부르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선 함장인 헤리 옥타비안 대령이 직접 기타를 치고 승조원들이 주변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당신을 그리워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당신 없이 살 준비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신에게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는 내용의 노래를 합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노래 가사는 기본적으로 낙관론을 지향하지만 상실과 불운, 죽음 등의 내용이 교차하면서 운명론적 분위기도 담고 있다”고 했다.인도네시아군 자와라 윔보 대변인은 “영상은 지난달 초 퇴임하는 잠수함 부대 지휘관을 위해 함장과 승조원들이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 영상이 촬영된 지 두 달도 안 돼 함장과 승조원 모두 깊은 바닷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독일산 1395톤급 잠수함인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쯤 발리섬 북부 해역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다. 이후 4일 만인 25일 발리섬 인근 850m 해저에서 선체가 세 동강이 난 채 발견됐다. 함장과 승조원 등 53명이 모두 사망했다. NYT는 낭갈라함이 잠수하면서 물이 파이프나 어뢰 발사대 쪽으로 들어와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잠수함이 세 동강 난 이유에 대해선 수압에 따른 선체 파괴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상이 공개된 날 유족들은 발리 해변에 모여 숨진 승조원들을 추모했다. 일부 유족은 망자의 사진을 들었고, 바다에 나가 꽃잎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사망한 승조원들을 “최고의 애국자”라고 부르며 “승조원들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훈장을 수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노래 작곡가 에릭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 영상을 공유한 뒤 “이 노래가 (희생된) 영웅들의 남겨진 가족들에게 진정한 (위로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며 “영웅들이여 안녕히”라고 적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수중 사진과 비디오 등을 분석해 인양에 필요한 기술·장비 등을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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