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가부 건강가정계획, "가족제도 해체 우려" 유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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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양해진 가족 구성 형태를 반영한 법 개정과 정책 개발에 나선다.
결혼제도 밖에 있는 다양한 가족 구성을 보장하고 친밀성과 돌봄에 기반한 새 형태를 법·제도 안의 '가족'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주거나 돌봄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법·제도를 뒷받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족 문제는 법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공론화를 통해 갈등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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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민법은 가족을 배우자, 직계 및 배우자의 혈족, 형제자매로 한정한다. 건강가정기본법도 혼인과 혈연, 입양 중심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부부와 미혼자녀’ 가구 비중은 2010년 37.0%에서 2019년 29.8%로 줄었다. 같은 기간 1인 가구는 23.9%에서 30.2%로 늘었다. 새로운 형태의 가정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얘기다. 국민 의식도 달라졌다. 지난해 여가부 여론조사 결과 ‘혼인·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비율이 69.7%나 됐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에게 젊은 세대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진 것도 인식 변화를 입증하는 사례다.
정부가 추진하는 가족 개념 확대가 실현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주거나 돌봄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법·제도를 뒷받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인 가구와 비혼 가구의 경우 주거 지원, 세제 혜택 등 온갖 복지제도에서 소외되는 현실과 제도 사이의 괴리가 크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의 틀을 바꾸면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이 “건강한 혼인 개념을 무너뜨리고 가족제도를 해체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비혼 출산과 한부모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새로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논의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가족 문제는 법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공론화를 통해 갈등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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