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알아낸 과정? 팩트가 틀렸다" 김태현의 2쪽 입장문

김동현 기자 2021. 4. 2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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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세 모녀’ 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태현(25)이 27일 국선변호인을 통해 A4 2장 분량의 입장문을 냈다. 김태현이 공개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검찰에 송치된 지난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처음이다. 강력범죄 피의자가 본인의 뜻을 밝히겠다고 변호인을 통해 장문의 입장문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도봉경찰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

김태현 측 변호인에 따르면, 김태현은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이 처음 보도된 후 지금까지 있었던 언론 보도내용 중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며 이를 변호인에게 전달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피고인(김태현)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다소 다른 사실이 있다며, 변호인을 통해 사실관계를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김태현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정리한 뒤, 검찰이 김을 구속기소 한 27일 저녁 8시 20분쯤 본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변호인은 “수사 과정 중 사건 내용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서 기소 후 내용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현은 우선 본인이 양형을 고려해 변호인의 조력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수사 초기 피의자 권리를 고지받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역시 고지받았으나,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행사하지 못했다는 게 김태현의 입장이다. 변호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태현이 막 퇴원하고 정신이 없는 와중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태현은 피해자 A씨와 연인관계였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A씨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을 뿐 연인관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1월 23일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목 모임을 가진 뒤 김태현이 A씨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는 보도에 관해선 사실이 아니며, 실제로는 친목 모임을 갖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A씨와 개인 연락을 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또 김이 A씨의 주소를 알게 된 경위도, A씨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택배상자 사진을 보고 주소를 알게 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A씨와 개인 채팅을 나누던 중 “좋아하는 물건이 배송될 예정”이라며 배송 예정 문자를 캡처해서 김에게 보내 알게 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태현은 본인이 살해를 저지른 뒤 사흘간 범행 현장에 머무르며 음식물을 섭취하였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우유 등을 마셨으나 음식물을 취식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날이었던 지난달 23일 범행 이후 손목에 자해해 정신을 잃었고, 다음날인 24일 오후 깨어나 우유 등을 마신 뒤 다시 배와 목 부위에 자해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때까지 정신을 잃었다 깨었다를 반복했다는 게 김태현의 입장이다.

김태현 측 변호인에 따르면 김태현은 수사 초기부터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 내용 역시 모두 인정하고 있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변호인은 “추가로 피고인의 요청이 있다면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김태현 같은 강력범죄 피의자가 본인의 범죄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일부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고 나서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은 지난 9일 취재진 앞에서, 경찰에게 “잠깐만 팔 좀 놔주시겠어요?”라고 요구하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는 돌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범죄 전문가들 사이에서 “도저히 분석이 잘 안 되는 특이한 패턴의 범죄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을 조사한 검찰, 경찰은 “반사회적 성향은 있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니다”고 결론내렸다.

김태현이 변호인을 통해 27일 저녁 8시 20분 공개한 입장문./변호인 제공
김태현이 변호인을 통해 27일 저녁 8시 20분 공개한 입장문./변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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