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카오 미래 짊어진 히트 제조기

오대석 2021. 4. 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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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수 카카오엔터 부사장 겸 노블코믹스 대표 인터뷰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드는
노블코믹스 분야 히트제조기
"신인 자유롭게 연재할 수 있는
6월 목표 '스테이지' 출시 준비
창작·공급자 함께 성장하게
선순환하는 생태계 만들 것"
[사진 제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과거 출판계 변두리에 있던 장르소설이 '웹소설'이란 이름을 얻고 문화 주류로 올라 글로벌 진출의 첨병이 되고 있습니다. 작가와 영세했던 콘텐츠 공급자(CP)들이 성장하고 투자가 몰리는 것을 보면,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함께 'K스토리' 생태계가 커졌다는 걸 체감합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작가들이 카카오와 함께 성장하고, 글로벌로 진출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황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드는 '노블코믹스' 분야 히트 제조기다. 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속한 동명의 사내독립기업(CIC) 노블코믹스 대표도 맡고 있다. '달빛조각사' '황제의 외동딸'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를 필두로 '나 혼자만 레벨업' '사내맞선' '템빨' '갓 오브 블랙필드'같이 국내외에서 인기몰이를 한 웹툰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현재까지 웹소설 총 240종이 노블코믹스를 통해 웹툰으로 재탄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기다리면 무료'라는 모델을 도입해 웹소설과 웹툰 산업의 유료화를 이끌어온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루에 한 편씩 무료로 제공해 진입 장벽을 낮췄더니, 독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지뿐 아니라 독자와 CP가 함께 급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황 부사장이 2014년부터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에서다. 웹툰이 나오면 기존 웹소설 팬들이 작품을 감상할 뿐 아니라 웹툰을 통해 웹소설을 찾아보는 사람이 늘어난다.

황 대표는 "당시 소설을 영상으로, 웹툰을 영상으로 옮기는 시도는 있었지만 소설을 웹툰으로 만드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웹툰 작가와 웹소설 작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는데, 실제 웹소설은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적용할 때와 웹툰이 나올 때 두 번 매출이 뛰어오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웹소설 업체들이 웹툰을 공동 제작하고, 웹툰 제작사도 웹소설 원작을 제작하기 시작하며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노블코믹스가 기다리면 무료와 함께 창작자와 CP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회사 성장이 단순히 새로운 사업 모델(BM)뿐 아니라 창작자 발굴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 웹소설 시장을 키우기 위해 지난 수년간 투자한 금액은 한국과 일본을 합쳐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캐시 이벤트와 마케팅을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했다. 황 대표는 "콘텐츠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가 결제하기 전 콘텐츠를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비용을 지원했다"며 "광고,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플랫폼 자체에 독자 유입이 활성화되면 독자가 플랫폼에 머무르면서 여러 작품을 감상하게 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다른 작품 모두 열람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생태계 성장의 원동력인 작가 발굴에도 앞장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매년 공모전, 아카데미,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왔다. 카카오페이지 자체 공모전을 비롯해 다양한 CP와 공동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추미스(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 공모전' 'SF소설 신인작가 멘토링' '영어덜트 장르문학 공모' '기다리면 무료 공모전' 등을 매년 개최한다. 만화창작과가 있는 대학교와 '슈퍼패스' 산학협력을 통해 예비 작가를 발굴하고 직접 계약한다.

올해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한 무료 웹소설 연재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STAGE)'를 출시하는 것도 신인 발굴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황 대표는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는 6월 출시를 목표로 달리고 있고 우선 PC와 모바일 웹이 나온 뒤 향후 앱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신인과 아마추어 작가들이 문턱이 있는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자유롭게 연재하도록 해 성공 기회를 늘리고, 작품의 다양성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창작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위해 글로벌 진출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재팬이 있는 일본뿐 아니라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타파스미디어를 통해 북미 시장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웹소설에 비해 웹툰은 언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노블코믹스가 빛을 발할 여지가 크다. 일본 픽코마는 하루 거래액 20억원 수준인데, 전체 1%가량 공급되는 한국 카카오페이지의 웹툰이 픽코마 매출에서 40~45%를 차지하고 있다. 타파스는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지가 IP를 본격적으로 공급한 뒤 올해 1월 기준 일거래액이 1억원(10만달러)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카카오페이지가 웹툰, 웹소설 시장을 키우면서 신인 작가라도 글만 잘 쓴다면 대박이 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전업 작가로 전향해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는 보상 환경이 마련돼 한국 웹툰, 웹소설이 질적으로도 성장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며 "글로벌 플랫폼에서 올린 수익이 고스란히 CP와 창작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K스토리'의 글로벌 진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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