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이용자 선택권 넓히기? '맞춤형 광고 진영' 힘빼기!

조미덥 기자 2021. 4. 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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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용 기록 추적 '사전 동의'로 iOS 14.5 업데이트 시작

[경향신문]

페이스북 ‘타깃 광고’ 수익 감소…모바일 광고 관행 큰 변화 예고
업계선 콘텐츠 구독 시장 진출 애플의 ‘경쟁 수익 모델 견제’ 분석

애플이 26일(현지시간) 아이폰 이용자의 스마트폰 이용 기록을 추적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운영체제(iOS)14.5로의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

이용자의 검색기록 등을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하던 페이스북 같은 업체들의 수익 감소와 함께 모바일 광고 관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의 이번 업데이트에는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처음 실행할 때 팝업 창을 띄워 그 앱이 소비자의 이용기록에 접근하도록 허용할지 묻는 절차가 의무화됐다. 기존엔 기본적으로 이용기록 추적이 허용되고 이용자가 설정을 바꿔야 차단할 수 있었지만, 이제 앱 사용 전에 허가를 받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상당수 이용자가 추적 불가를 선택한다면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은 맞춤형 광고를 하기 어려워진다. 여론조사기업 탭리서치에 따르면 이용자의 85%가 아이폰 업데이트 후 앱에 정보 제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페이스북처럼 맞춤형 광고를 제공했던 업체들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페이스북은 맞춤형 광고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었던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간다고 이번 조치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선택권을 명분으로 예정대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애플TV로 콘텐츠 구독 시장에 진출한 후 ‘구독 대 광고’의 수익 모델 중 ‘광고 진영’의 힘을 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바일 광고 시장에선 이용자 동의 없이도 이용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대안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아이폰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인 ‘시리’의 목소리 기본값을 여성과 남성 중 고를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진 여성의 목소리가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어 ‘비서는 여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커플 이모티콘에서 커플이 서로 다른 피부톤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여성 이모티콘에도 수염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등 편견을 깨는 방향의 개선도 이뤄졌다.

애플은 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도 애플워치를 차고 아이폰을 바라보면 비밀번호 입력 없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애플은 2017년 이후 출시한 아이폰에 지문인식을 없애고 안면인식만 가능하게 했는데,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후 마스크를 쓴 상태로 안면인식이 잘 되지 않아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조치는 애플워치 사용자들에게라도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개선책이다.

이 밖에 이번 업데이트에는 지도 사용자가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시리를 통해 친구에게 도착 예정 시간을 공유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지난 20일 처음 공개한 위치추적 액세서리 ‘에어태그’ 사용을 지원하는 기능도 도입됐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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