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향한 질문 "스멜 라이크"는 부적절한가 아닌가
27일 미국 엑스트라TV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윤여정 수상 직후 질의응답 영상에서 “브래드피트와 무대 아래로 내려오며 무슨 이야길 나눴고, 그는 어땠나”는 질문과 윤여정의 대답 부분만 삭제됐다.
전날 이 매체의 진행자는 “축하한다. 이것은 당신의 첫 미국 영화고,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다. 당신이 언급하기도 한 브래드피트에게서 받았다. 같이 무대에서 내려가면서 대화를 나눈 것을 우리가 봤으니 질문을 해야겠는데, 무슨 얘길 했나, 그는 어땠나?(What did you guys talk about and what did he smell like?)”라고 했다.
질문을 듣던 윤여정의 표정은 마지막 문장에서 다소 불편해 보였다. 윤여정은 고개를 저으며 조금 시간을 끌다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I didn’t smell him. I’m not a dog)”라고 했다. 이어 “나는 그가 어릴 때부터 지켜봐왔다”며 브래드피트를 만난 소감을 설명해나갔다.
영상 속에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른 미국 매체인 버라이어티(Variety)의 영상을 보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해당 질문과 윤여정의 답변에 크게 껄껄 웃는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된다.
그는 “윤여정이 영국에서 대놓고 ‘스노비시(snobbish·고상한 척하는)’라고 할 정도로 능숙하게 영어인터뷰를 하는 등 언어 센스가 좋은 모습을 그간 보여줬고, 인터뷰를 많이 하면서 외국 언론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질문자는 친밀한 감정을 가지고 친근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윤여정의 답변에 대해서는 “좋았다고 답해도 문제가 없고, 윤여정 답변 역시 농담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대답이었다”고 했다. “배우로서 제작자인 브래드피트를 향해 제작비도 적었고 그간 나타나지도 않았다는 불만 섞인 이야기도 솔직하게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냄새를 맡지 않았다. 개가 아니다’라는 답변은 질문자가 기대하는 듯한 칭찬일색 첫인상 답변을 피해가는 위트있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다만 반복됐던 브래드피트에 대한 질문은 ‘무례 논란’에서 여전히 남는다. 해당 기자간담회에서 엑스트라TV의 질문은 마지막 순서였는데, 이미 앞서 브래드피트에 대한 질문이 나온 상태였다. 실제 윤여정은 뒤이어 가진 한국 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때 “미국 사람들도 똑같더라. 다 브래드피트 질문만 하더라”고 꼬집기도 했다.
서구에서 관용적으로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하더라도 마치 브래드피트를 보고 싶어한 소녀팬 정도로 대우한 것 같아 불쾌하다는 여론도 있다.
엑스트라TV 영상에는 질문에 사용된 어휘 문제보다, 브래드피트에 대한 질문이 아닌 윤여정의 커리어에 대해 질문하라는 비판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이건 무례하지만, 그녀의 답변을 사랑한다(Nah this is so disrespectful but I love how she responded in the best way possible “I didn’t smell him I’m not a dog”)”,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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