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규제 강화 나서자.. 애플, 480조원짜리 선물 꺼냈다

박건형 기자 2021. 4. 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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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규제강화 나서자.. 애플 "5년간 美에 4300억달러 투자" 발표

애플이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신사옥 건립과 인공지능(AI)·5G(5세대 통신), 독자 반도체 개발에 4300억달러(약 478조원)를 쏟아부어 2만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글도 올해 1만명을 더 고용한다고 발표했고, 아마존도 500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대표 테크 공룡들이 경쟁하듯 ‘역대급’ 고용·투자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환기하고, 이를 통해 거대 IT·인터넷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움직임도 피하겠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성규

◇480조 투자해 2만개 일자리 창출

애플은 26일(현지 시각) 홈페이지 뉴스룸에 “신사옥 건설, 물류망 정비, 협력사 자금 지원, 데이터센터 구축,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제작 등에 5년간 연평균 860억달러(95조5000억원)씩 총 4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이미 3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는데, 앞으로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회복과 재건의 순간에 애플은 미국 50주의 혁신과 제조업 발전을 위해 첨단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친환경적이고 공평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애플의 발표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노스캐롤라이나 롤리-더럼 신사옥 건설이다. 애플은 “노스캐롤라이나 사옥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연구의 거점이 될 것”이라며 “신사옥에서는 최소 3000명이 일하게 된다”고 밝혔다.

애플이 노스캐롤라이나를 연구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같은 지역 대학에서 우수한 인력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밖에도 주요 거점인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텍사스, 워싱턴, 아이오와, 피츠버그에서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지 IT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런 움직임에는 정치적인 계산도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법무부와 연방무역거래위원회는 작년부터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들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다음 달 3일에는 애플을 상대로 게임업체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사건의 첫 공판이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시작된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자신들의 앱 장터 결제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 ‘갑질’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애리조나, 조지아, 하와이, 일리노이, 미네소타에서는 주(州) 의회가 애플과 구글의 앱 장터 독점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애플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반(反)애플 여론을 잠재우고,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을 막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ABC방송은 “애플은 이번 투자 발표에서 5년간 국내 법인세로 450억달러(50조원) 이상을 낸 미국 최대 납세자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아마존도 앞다퉈 투자 발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다른 테크 기업의 입장도 애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3월 “미국 전역의 데이터센터와 사무실에 올해 70억달러(7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1만명을 새롭게 고용하겠다”면서 “미국 경기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앞으로 5년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제2 본사와 테네시 내슈빌 운영센터에 5000명 이상을 고용하기로 했고, 시애틀과 알링턴 지역의 주택 가격 안정화 기금에도 20억달러(2조2000억원) 이상을 내놓기로 했다. 하나같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고급 일자리 창출과 미국 내 투자 확대에 부합하는 내용들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지난 6일 “법인세를 21%에서 28%로 높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법인세 인상안을 지지한다”고도 말했다.

이 밖에도 구글과 아마존은 올해 1분기에만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 750만달러(83억원)를 쓰며 규제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과 아마존의 로비 자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11%씩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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