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중국은 내정간섭 안해"..백신협력 등 내세워 미국 겨냥
[경향신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자국의 해외 원조 성과 등을 과시하며 “중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과 신장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자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2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지난 26일 열린 ‘중국 국제발전협력 성과전’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은 대외 원조와 발전 협력에 있어 평등과 협력, 상생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지금까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고 어떤 정치적 조건을 달지 않았으며 스승 노릇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상호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며 공수표를 남발하지 않는다”며 “원조의 근본 목적은 각국이 자주적 발전 능력을 키우는 데 있기 때문에 중국은 지원받는 국가의 실수요와 발전 계획을 고려하며 개방과 포용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국의 원조와 방역 지원 성과 등을 과시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70년 동안 대외 원조와 발전 협력을 통해 많은 개도국과 손을 잡고 동행했다”며 160여개국에 각종 물자와 기술 협력 등 대규모 원조 및 개발 협력 프로젝트를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수년간 계속된 글로벌 도전과 재난에서도 중국의 원조는 빠지지 않았다”며 “코로나19에 직면해서도 160여개국과 국제기구에 긴급 방역물자를 지원했고, 80여개국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정 불간섭’을 주장하는 동시에 미국이 최근 백신 협력에 있어 ‘자국 우선주의’ 내지는 ‘백신 이기주의’로 비판 받아온 점을 공격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세기의 변화 국면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서로 단결하고 협력하는 것이 각국이 취해야 할 자세”라며 “중국은 다자주의를 선도하고 개도국과 함께하며 국제 개발·협력을 강화해 전 세계 공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국제적 방역 협력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며 “긴급한 국가에 백신과 필요한 방역물품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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