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4·27 트루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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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 직원인 트루먼 버뱅크는 집과 회사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이웃들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그를 맞는다.
그가 만나는 이웃과 직장 동료, 심지어 부모까지도 방송국에 소속된 연기자였다.
모두 각본에 따라 행동했으나 주인공 트루먼만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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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영화 같은 일이 실제 일어났다. 무대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펼쳐진 판문점이었다.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뒤이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전 세계에 방영된 평화 드라마는 대박을 터뜨렸다. 판문점 회담 직후 우리 국민을 상대로 설문을 했더니 김정은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77.5%까지 치솟았다. 서울 한복판에선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는 찬가가 울려 퍼졌다. 김정은을 칭송하는 위원회가 결성됐고, 권력 실세들은 김여정 팬클럽을 서로 맡겠다고 부산을 떨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거대한 트루먼 쇼였다.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으나 폐기된 북한 핵무기는 아직 하나도 없다. 그 사이 핵무기는 더 고도화됐고 보유량도 크게 늘었다. 거짓 쇼가 베일을 벗는 과정에서 주연 배우들끼리 드잡이하고 엑스트라가 무대에 난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최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비방을 주고받은 것은 비근한 예에 불과하다. 쇼는 진즉 엉망으로 변했지만 “냉면 처먹을 땐 요사 떨더니”, “삶은 소대가리”라는 막말의 명대사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단무지(다꾸앙)를 처음 만든 일본의 다꾸앙 선사는 기녀 그림이 실린 족자에 이런 찬(讚)을 적었다. “부처는 진리를 팔고 조사(祖師)는 부처를 팔고 말세의 중생들은 조사를 파는데 그대는 오척의 몸을 팔아 중생의 번뇌를 편안케 하는구나.” 문재인정부가 평화를 팔아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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