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낙상방지 휠체어 탄생기

송민섭 2021. 4. 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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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인터스텔라'라는 SF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한 적이 있다.

휠체어의 기원은 중세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이끈 펠리페 2세(1527~1598)의 의자였다고 알려져 있다.

요양원 등에 계신 어르신들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인구의 약 3%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휠체어의 도움을 받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존 휠체어의 잠금장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상용화될 경우 세계 최초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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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인터스텔라’라는 SF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한 적이 있다. 영화 속에서 시각적으로 구현한 블랙홀의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아버지와 딸이 블랙홀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여 소통하는 모습에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그 존재가 증명된 블랙홀에 대한 이론은 스티븐 호킹의 연구 등을 거치며 더욱 정교하게 발전했다.

천재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스티븐 호킹은 평생 휠체어와 함께 생활한 사실로도 유명하다. 온몸 근육이 기능을 잃는 루게릭병을 앓기 시작한 21세부터 휠체어는 그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다. 호킹은 휠체어에 부착된 음성 합성 도구의 도움을 받아 엄지와 뺨과 같은 근육의 움직임을 소리로 전환시켜 대화했다. 76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55년간 휠체어는 호킹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시공간을 마련해 준 셈이다.
김우호 인사혁신처장
휠체어의 기원은 중세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이끈 펠리페 2세(1527~1598)의 의자였다고 알려져 있다. 전쟁 중 부상을 입은 왕을 위해 에스파냐의 장인들이 경첩이 달린 팔걸이, 그리고 등과 다리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톱니바퀴를 부착한 의자를 만들었다. 이후 이 의자는 발전을 거듭해 18세기 중반 이후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의 휠체어로 개발됐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숫자는 약 150만명이다. 요양원 등에 계신 어르신들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인구의 약 3%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휠체어의 도움을 받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인구가 많다 보니 낙상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A기업은 오랜 연구 끝에 낙상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바퀴에 안전바를 부착한 휠체어를 개발했다. 기존 휠체어의 잠금장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상용화될 경우 세계 최초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국내 병원, 요양원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아이디어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A기업은 야심차게 신제품 출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를 시험할 장비와 인증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제품 출시까지 2년 이상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A기업은 고민에 빠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담당 공무원은 A기업이 제품을 신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의료기기 인증과 판매, 의료보험 적용 등이 가능한지 식약처와 시험인증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과 수시로 협의하고 상담하며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식약처와의 협의 결과 A기업 제품의 경우 1등급 의료기기로 신고만 하면 인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업체가 등록하도록 도와주는 한편 복지용구 등록을 위한 시험성적서 발급 방법 등도 함께 알려줬다. 이러한 담당 공무원의 노력 덕에 마침내 A업체는 제품 출시는 물론 특허권을 판매하려고 했던 글로벌기업과 올 연말까지 7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도 체결하게 됐다.

“결과를 미리 예단하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문제에 부딪히다 보니 어려워 보이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 공무원의 말이다. 적극행정은 거창한 구호나 어려운 제도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발이 되어 한 발 더 뛰어주는 것이면 충분하다. 적극행정으로 더 많은 국민과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

김우호 인사혁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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