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이책만은꼭] 기후재난, 인류가 해결해야 할 큰 과제

남상훈 2021. 4. 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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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23일 세계기후정상회의가 열렸다.

개막 연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류가 맞이한 기후변화를 "실존의 위기"라고 하면서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자고 촉구하고,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의 '2050 거주 불능 지구'(추수밭 펴냄)는 현재의 문명 구조를 바꾸지 않았을 때 인류가 맞이할 재난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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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평균온도 1.5도이상 상승 땐 대재앙
온실가스 억제 의무화 정치적 행동 필요
지난 22~23일 세계기후정상회의가 열렸다. 개막 연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류가 맞이한 기후변화를 “실존의 위기”라고 하면서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자고 촉구하고,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소극적인 대표적 ‘기후 악당’으로 불린다. 국제사회의 압력에 직면한 탓인지 문재인 대통령도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2017년 대비 24.4%)를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10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구체적 수단과 방법이 무척 궁금하다.

바이든이 언급한 1.5도는 다가올 기후재난을 막을 수 있는 한계치다. 지구 평균온도가 이보다 더 상승하면 인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대파국’이 찾아온다. 산업혁명 이후 이미 지구 온도는 1도 이상 올랐고, 남은 건 고작 0.5도뿐이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의 ‘2050 거주 불능 지구’(추수밭 펴냄)는 현재의 문명 구조를 바꾸지 않았을 때 인류가 맞이할 재난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지구 시스템이 확연히 망가진다. 꿀벌이나 북극곰이나 산호만 재앙을 맞는 게 아니다. 인류 전체의 삶이 파괴된다. 극지와 고지대의 빙상이 붕괴하면서 인천, 부산 등 곳곳의 도시가 침수되고, 극심한 가뭄으로 4억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으며, 적도 지방 주요 도시가 고온으로 사람이 살지 못할 땅으로 바뀌고, 고위도 도시들도 여름마다 폭염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

수많은 이들이 물과 식량을 찾아 난민으로 떠돌면서 분쟁이 잦아지고, 치솟는 산불과 거대한 태풍과 엄청난 홍수가 수시로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일상화하며, 코로나19처럼 인류가 겪어 보지 못한 질병의 출현이 잦아진다. 또한 썩어서 생물이 살 수 없는 바다와 더워지고 더럽혀져 호흡하기 힘든 공기가 늘어난다. ‘찜통 지구’와 ‘이상기후’가 ‘오늘의 날씨’가 되고 ‘거리두기’가 ‘인류의 일상’이 되는 것이다. 번영하던 경제도 더는 유지되지 못하고 파탄을 맞이한다.

지구 온도가 더 오를수록 재앙 역시 상상하기 힘든 규모로 커진다. 책임은 인간 모두에게 있다. 산업혁명과 자본주의가 빚어낸 인류의 삶, 즉 과생산 과소비가 문제의 원인이다. 영국 탄소배출량의 절반은 비효율적 건설방식,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 전기, 의복에서 발생한다. 미국 에너지 사용량의 3분의 2 역시 낭비가 불러온 결과다. 한국도 별다르지 않다.

그러나 유기농 음식을 먹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등 도덕적 행동만으로 기후재난을 해결할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반드시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 석탄 발전을 금지하고 석유 자동차를 없애며 에너지 제로 주택 등을 법으로 의무화할 정치를 선택하는 것이 파국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돈의 탐욕과 물질적 풍요에 중독된 인류가 이 길로 접어들 수 있을까. 답은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처럼 살기를 멈추지 않을 때 지구의 미래에 인류는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재앙을 견디다 못해 멸종한다면 인류사의 마지막 한 줄은 이렇게 기록될 것이다. “인간은 돈을 위해 살았고, 결국 돈을 위해 죽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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