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1위 LG의 팀 타율 꼴찌 미스터리 [이용균의 베이스볼 라운지]

이용균 기자 2021. 4.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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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즌 전부터 LG는 NC와 함께 강팀으로 분류됐다. 켈리, 수아레즈의 원투펀치와 이정용-정우영-고우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단단함이 큰 무기였다.

김현수-라모스를 중심으로 앞뒤에 홍창기,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 등이 늘어서는 타선의 힘도 지난 시즌 증명됐다. 공수의 밸런스가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26일 현재, LG는 11승8패로 SSG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채은성이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선발진의 구멍이 조금씩 메워지면서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기는 과정이 영 힘겹다. 올 시즌 거둔 11승 중 3점 이하를 내고 거둔 승리가 5번이나 된다. 1-0 승리가 2번, 2-1 승리가 2번, 3-2 승리가 1번이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타선에 답답함이 커진다. 아슬아슬한 승리는 불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LG 라인업은 그리 약하지 않다. 지난해 LG 타선의 공격 WAR은 27.33으로 리그 3위였다. 149홈런(3위)을 때렸고 802점(4위)을 뽑아냈다. 팀 타율 0.277은 리그 4위였고 팀 장타율 0.428은 리그 3위였다.

지난해 라인업에서 변화가 거의 없는데, 올 시즌 초반 LG 타격 지표는 바닥이다. 26일 현재 팀 타율 0.237로 리그 꼴찌다. 그나마 출루율과 장타율이 이를 조금 만회해 팀 OPS 0.710은 리그 7위다.

LG 타선에 특별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장타를 노린다고 붕붕 헛방망이질을 하지 않는다. 삼진 118개는 리그에서 가장 적다. 볼넷 94개는 리그에서 3번째로 많다. 볼넷/삼진 비율 0.80은 리그에서 가장 좋다. 삼진을 당하지 않으면서도 타석당 홈런 비율 2.43%로 리그 3위에 올랐다는 점은 아주 이상적인 결과다. 장타는 삼진을 먹고 자라는 기록이다. 삼진 없이 장타를 늘린다면 이보다 더 효율적일 수는 없다.

LG 팀 타율 꼴찌의 미스터리는 ‘바빕신의 심술’ 가능성이 유력하다. LG의 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0.263으로 리그 꼴찌다. 롯데, KT의 0.333과 7푼 차이나 난다. LG 타자들이 친 타구가 자꾸 수비에게 잡힌다는 뜻이다. Babip은 타구 속도와 운의 영향을 받는데 LG 타선의 타구 속도가 갑자기 줄었을 리 없다. LG 좌타자들에 대한 시프트가 아웃을 늘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정작 LG 타선 중 Babip이 지나치게 낮은 타자들은 김민성(0.212), 이형종(0.225), 유강남(0.229) 등 우타자들이다. 지난 시즌 Babip은 김민성과 이형종이 0.322, 유강남이 0.290이었다. 갑자기 땅볼 타구가 늘어난 것도 아니다. LG 타선의 뜬공아웃/땅볼아웃 비율은 1.02로 리그에서 4번째로 높다.

남은 결론은 ‘운’이다. 2021시즌 초반, LG 타선은 ‘역대급’ 불운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 잘 맞은 타구도 수비가 서 있는 자리로 날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150㎞ 가까운 공을 원하는 곳으로 때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자의 목표는 공을 일단 세게 때리는 것이고, 이게 어디로 날아가는지는 ‘운’에 달렸다. 이제 겨우 20경기를 치렀다. 모든 ‘불운’은 ‘운’으로 보답을 받는 게 ‘큰 수의 법칙’이자 ‘평균 회귀의 법칙’이고, 야구와 인생의 진리다. 지금 모든 부진에도 기회는 온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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