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코인 광풍 3년째인데 주무부처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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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화폐 기능이 있으니 기획재정부가 맡아야 한다."
"가상화폐 사업자의 유사수신행위를 규율하려면 금융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가상화폐의 성격조차 규정하지 못하다보니 부처간 역할 조정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2000만 원에 육박하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2017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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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사업자의 유사수신행위를 규율하려면 금융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박광온 사무총장,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배석한 가운데 25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를 어느 부처가 맡을 지를 두고 신경전이 벌이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의 성격조차 규정하지 못하다보니 부처간 역할 조정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2017년 가상화폐 광풍이 불어 닥친 지 4년 가까이 지났지만 가상화폐 문제를 두고 당정이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정은 가상화폐 대란이 있었던 2017~2018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강한 경고로 시장을 억눌렀을 뿐 아직까지 주무부처도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 거래규모가 20조 원대로 불어났다. 비트코인 시총은 과거의 4~5배로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2000만 원에 육박하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2017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주도했다. 당시 금융위가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가격 급등세는 진정되지 않았다. 이에 법무부가 나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혔다.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통한 가상통화 거래를 금지하는 특별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 뒤에 시장은 폭락했다.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대해 ‘장기적 검토 과제’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주무 부처나 후속 대책에 대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버테크노경영 교수는 “주무 부처부터 명확히 정해져야 어떤 수준의 규제를 어떻게 적용할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도 가상화폐 규제와 공직자재산공개 등과 관련한 다양한 입법 논의가 있었지만 과열된 시장이 진정된 뒤에는 물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경고한 뒤에 20, 30대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가상화폐 대책 논의가 뒤늦게 불붙고 있다. 민주당에선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화폐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준비 없이 과세부터 하겠다고 하면 시장의 혼란만 커질 것”이라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정청은 25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라는 표현도 ‘가상자산’으로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가상화폐를 자산의 일종으로 보더라도 가상자산 관련 입법에는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홍 정책위의장은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입법에) 들어갔다가 오히려 시장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책위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기구를 만들어 관련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국민의힘도 가상화폐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기로 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암호화폐를 제도화할 것인지,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남건우기자 woo@donga.com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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