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야간 해루질 안전한가?..제도 보완 필요

문준영 2021. 4. 2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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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KBS는 최근 제주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야간 해루질과 관련해 연속으로 기획보도를 전해드렸는데요,

무분별한 수산물 채취 논란을 벗어나 이번엔 야간 해루질이 과연 안전한지 따져봤습니다.

현행법상 5명당 1명의 안전요원이 동행하면 야간에 수중 레저를 즐길 수 있는데요,

하지만 캄캄한 밤에 바다라는 장소적 특성상 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K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루질을 하다 실종됐던 50대 남성이 수색 1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이 여성이 야간에 홀로 해루질을 하다 해루질용 옷인 가슴 장화에 물이 차면서 움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잡는 이른바 해루질이 유행하며 전국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도 공기통을 차지 않고, 산소배출도구와 슈트를 입고 3~4m 수심에서 해루질을 하는 레저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안전요원을 동행하면 최대 5명까지 해루질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취에 열중하다 보면 수십 m씩 떨어지는 건 부지기수.

안전요원이 동행한다고 하는데, 실제 사고가 나면 대처는 가능할까.

취재진은 응급처치교육 강사이자 프리다이빙 전문가와 함께 일행이 수중에서 의식을 잃었을 때를 가정해 구조 상황을 재연해봤습니다.

먼저 3~4m 수심에 성인 남성 한 명이 의식을 잃었을 때.

강사가 능숙하게 벨트를 풀고, 머리를 잡아 수면으로 올립니다.

마스크를 제거하고 얼굴에 바람을 불어 호흡을 자극한 뒤 볼을 두드리며 소리칩니다.

[“괜찮으세요! 괜찮으세요!”]

그래도 의식이 없자 인공호흡을 진행하며 안전하게 밖으로 꺼냅니다.

성인 남성 두 명이 의식을 잃었을 때는 어떨까.

가까운 곳에 있는 구조자를 먼저 수면에 올린 뒤 곧바로 2차 구조에 돌입합니다.

가까스로 둘을 수면 위로 올려보지만, 한 명일 때와 달리 인공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성인 남성 둘을 옮기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야 확보가 잘되는 낮에, 실내 가까운 거리에서조차 성인 2명을 구조하는 일은 전문가에게도 버겁습니다.

[정기승/프리다이빙 전문 강사 : "능숙한 다이버도 만약에 2명 이상 사고 발생 시 구조한다는 게 생각보다 많은 힘이 들고요. 하물며 바다에서 야간 해루질 및 다이빙은 파도와 조류, 어두워서 주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어요."]

베테랑 해경도 야간 바다에서 구조 활동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주완/경사/제주해양경찰서 구조대 : "야간 같은 경우에는 요구조자가 어느 지점에 정확하게 있는지 저희가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접근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연안 쪽에는 여라든지 암초들이 많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법에서 정한 안전요원의 기준은 해수부가 고시한 30여 개 단체에서 구조 교육을 이수한 자를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자격은 단체에 따라 짧게는 이삼일 만에 딸 수 있고, 바다 교육 없이도 취득이 가능합니다.

안전한 레저를 위해 관련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강성준/프리다이빙 강사 트레이너 : "안전관리자로 어떤 1명이 지정돼서 '몇 명까지 커버다' 이게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과 상대방 동료를 어떤 위험 상황에서 구조해줄 수 있는 형태로 가이드가 바뀌어야 하지 않느냐."]

해수부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수중레저법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김민수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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