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땅을 상가부지로..'환지 방정식' 풀어보니 '핀셋 투기'
[KBS 전주]
[앵커]
LH 발 '원정 투기' 의혹으로 얽힌 사람들이 전주 효천지구에서도 땅 투기한 정황을 앞서 보도했는데요.
이들이 어떻게 차익을 남겼는지 살펴봤더니, 개발지역에 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 대신, 개발 이후 땅을 돌려주는 '환지'에 답이 있었습니다.
구속된 LH 직원이 맡았던 업무도 바로 이 '환지'였는데요.
구체적인 방법이 드러난 만큼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한 혐의로 LH 직원 정 모 씨와 함께 구속된 법무사 이 모 씨.
그와 가족, 지인들까지 10명이 나눠 산 전주 효천지구 땅입니다.
산과 밭, 수로 등 제각각인 이 땅들은 LH 개발이 진행되면서 다른 땅으로 '환지' 보상이 이뤄지는데, 돌려받은 땅은, 948㎡짜리 상가부지였습니다.
이처럼 한 집단이 각각 따로 사들인 흩어진 땅들이, 금싸라기 한 뭉치 땅으로 환지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환지 전문 변호사/음성변조 : "설명이 안 되죠. 일반 대지도 아니고 상업지역이면 제일 비싼 땅이거든요. 못 받아서 안달인데. 하필이면 아파트 앞에 있는 상가단지로 모을 수 있겠어요. 이건 '환지 계획을 수립한 사람'이 그렇게 했다고 밖에…."]
'환지 계획을 수립한 사람', 바로 구속된 LH 직원 정 씨입니다.
[LH 관계자/음성변조 : "환지 같은 경우 대략 (계획이) 잡혀야 공고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 계획을 짜는 건 LH에서 하실 거 아니에요. 환지 업무를 담당하는 분이?) 네네."]
효천지구 땅 주인 635명에게 환지 계획을 알리는 공고가 난 건 2014년 3월 28일.
이 씨 등은 공고 두 달 전부터 딱 하루 전까지 땅을 사들였습니다.
구체적인 환지 계획 발표 직전, 상업지역으로 보상받을 조각 땅들만 골라 사 모은 셈입니다.
당시 이들이 들인 돈은 9억 4천여만 원.
환지받은 상가 땅은 4년 뒤 한 분양 개발사에 세 배가 넘는 32억여 원에 되팔았습니다.
마치 미래를 내다본 듯한 '핀셋 투기'.
단순히 개발 정보만 새나간 사건이 아닌 조직적인 상습 투기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전현정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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