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홈술족 어딨죠?" 유흥주점 박차고 나온 위스키

맹하경 2021. 4. 26. 2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로 역대급 침체기를 맞았다.

관세청 통계에서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3,246만 달러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1억1,592만 달러) 이후 최저치다.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이달 22일 위스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8.6% 급증했다.

페르노리카의 고급 위스키 브랜드 '로얄살루트'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면세점·주점 등 주 소비 장소 잃고
위스키 수입액 21년 만에 최저치
마트·편의점에서 MZ세대 공략하며 만회
면세점이나 오프라인 업소가 주요 판매 창구였던 위스키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급감을 겪자 위스키 업체들이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공급량을 늘리고 2030세대를 겨냥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로 역대급 침체기를 맞았다. 소주나 맥주처럼 가정용 시장 비중이 높지 않은 데다 주요 소비처인 면세점은 개점 휴업에 유흥주점 등은 집합금지 명령을 받은 탓이다. 관세청 통계에서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3,246만 달러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1억1,592만 달러) 이후 최저치다. 국내 유통 위스키는 대부분이 수입 제품이다.

위스키는 새로운 수요자가 절실해졌다. 위스키 업계가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공급 물량을 늘리게 된 배경이다. 바잉파워(구매력)가 큰 대형 유통채널에선 가격 장벽을 낮출 수 있어 폭넓은 연령대의 소비자와 만날 수 있다. '홈술'을 즐기고 단순히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소비의 의미와 브랜드 스토리를 중시하는 MZ세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마트·편의점 "코로나에도 위스키 잘나가요"

롯데마트 매장에 다양한 위스키들이 진열돼 있다. 롯데마트 제공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이달 22일 위스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8.6% 급증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들어 가장 인기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 종류를 3월보다 2배 많은 50여 종으로 늘려 판매하고 있다. 유통 채널을 다양화해 부진을 만회하려는 위스키 업계의 전략이 조금씩 통하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에서도 위스키는 효자 상품이다. CU의 지난해 위스키 매출은 전년보다 2배 늘었다. 골든블루의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의 지난달 판매량은 작년 3월보다 무려 4배 증가했는데 GS25의 스마트 오더(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편의점에서 받아 가는 방식) 판매량이 급증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U가 2월 출시한 미국 스타트업의 '비스포큰 위스키'는 5일 안에 21년산 위스키의 맛을 만들어 내 '과학이 만든 술'로 불리며 2030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BGF리테일 제공

홈술족 증가에 달라진 위스키 마케팅도 한몫

백화점이나 수입주류 전문점 등의 위스키 주 고객은 40대와 50대지만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2030세대의 접근성이 높다. 젊은 층에서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위스키를 좋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있는 '가치 있는 술'로 인지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호응을 보인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덩달아 위스키와 어울리는 안주를 찾는 손길도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선 올해 1~4월 건과일과 육포, 치즈 매출이 각각 13.9%, 15.0%, 14.7%씩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선물용으로 구매하거나 주점에서 마시는 소비는 줄었지만 가정용 수요는 살아나고 있다"며 "안주류 매출이 같이 는 건 위스키로 홈술하는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타깃 고객군을 MZ세대로 돌린 업체의 호실적도 두드러진다. 페르노리카의 고급 위스키 브랜드 '로얄살루트'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예술작가들과 협업한 작품 전시 등으로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대표적인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로고를 입힌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고 힙합 뮤지션이 참여하는 온라인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