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월 국민 70% 1차 접종"..불안은 여전
당국, 기존 제도서 치료비 지원 검토 등 접종률 높이기 '고심'
[경향신문]
국내에 공급될 코로나19 백신이 9900만명분으로 늘면서 ‘수급 불안’ 분위기는 잦아들었지만, ‘접종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정부는 ‘11월 집단면역’을 자신하며 9월까지 전 국민 70%가 1차 접종을 마치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불안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혈전 논란이 불거진 특정 백신 거부가 우려되는 등 백신 수용성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내부적으로는 4월 말까지와 상반기 중 접종 인원을 더 늘리고 집단면역도 앞당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지나치게 정치화하여 백신 수급과 접종에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도 이날 대국민 담화문에서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의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며 “집단면역 시기를 11월 이전으로 하루라도 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계획에 따라 접종 대상이 대폭 늘어나는 3분기는 접종률이 더 중요해진다. 상반기 접종이 감염취약계층이나 고위험군, 의료진 등에 집중됐다면 하반기에는 일반인 접종이 본격화된다. 정부가 접종 시 확진자 접촉 또는 출입국 시 자가격리의무를 면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도 접종 수용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7월부터 하루 100만~150만명까지도 접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희귀 혈전 등 백신 부작용으로 높아진 접종 거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한 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은 접종 대상자 17만6729명 중 10만2475명이 예약해 예약률이 약 58%에 그쳤다. 장애인·노인방문 돌봄종사자와 항공승무원 예약률도 63%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백신을 피하기 위해 접종 순서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방역당국은 개인에게 ‘백신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본인 거부로 예방접종에 참여하지 않으면 11월 이후 접종 기회가 오며, 그때는 어떤 백신을 맞게 될지 알 수 없다”며 “당시 가장 적합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접종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접종 후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은경 청장은 “필요시 인과관계 확인과 별도로 기존 의료복지지원제도와 연계해 우선 치료비 지원 등 국가적 도움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했다.
백신 소통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 조정이나 ‘접종 후 사망자는 모두 기저질환자’라는 등 불신을 부추기는 그간의 소통 방식으로는 접종률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비판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제공하는 백신은 믿고 맞아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와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를 청와대에서 접견한다.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생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형국·이주영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름 관광 성수기, 유럽은 문 여는데 태국은 ‘암울’
- 인도 코로나 급증에…세계가 팔 걷었다
-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 청년층, 팬데믹에 더 아프다
- 육군훈련소 ‘입소 3~10일간 양치·샤워 제한’ 논란…“방역 조치” vs “인권 침해”
- ‘검사 2분·문자 통보 1시간’…학생들 “빠르다” 긍정 반응
- 국세청장 후보자 처가일가, 매출 8000억원대 가족기업 운영···“이해충돌 소지”
- 성폭행·고문·장기 적출 위험에 노출된 사하라 사막 난민들
- [국대 감독선임 막전막후] 돌고 돌아 홍명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 ‘난 태국인이야’ 블랙핑크 리사의 진화···K팝 스타에서 팝스타로
- 검찰, 김건희·최재영 면담 일정 조율한 대통령실 ‘여사팀’ 행정관 소환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