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들 앞에서 단체 면접 본 4인 "내가 원내대표 적임자"
[경향신문]
김태흠 “난 싸움 잘하는 사람”에 권성동 “강 대 강 효과 없어”
유의동 “지역·세대 확장하겠다”…김기현 “혁신·통합 필요”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4명이 26일 처음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당 소속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 초청 토론회에서다.
후보들은 ‘4인4색’으로 ‘싸움 잘하는 후보’ ‘협상가’ ‘민심의 대변자’ ‘통합의 적임자’임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웠다. 주요 정책에선 대부분 부동산과 청년 문제를 강조했다. 초선 초청 토론회는 당내 과반(101명 중 56명)인 초선 의원들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 후보들은 초선 의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원내대표·초선 의원 연석회의’, 초선 중심의 ‘혁신 검증단’ 등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낸 권성동(4선·강원 강릉)·김기현(4선·울산 남을)·김태흠(3선·충남 보령서천)·유의동(3선·경기 평택을)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 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에서 첫 토론회를 했다. 후보 간 질의·응답 없이 초선 의원들이 추려온 질문에 후보들이 각각 답하는 방식이었다. 당의 화합을 강조한 결과지만, 후보 검증과 치열한 토론은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다보니 탄핵 부정이나 보수·영남 회귀 논란 등 민감한 주제는 비껴갔다.
4명의 후보는 ‘왜 내가 원내대표여야 하는가’라는 첫번째 질문에 서로 다른 대여 공략법을 제시했다. 김태흠 의원은 스스로를 “싸움 잘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시기(거대 여당과) 싸움 제일 잘하는 사람, 전투력 강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강 대 강’ 대응은 “별 효과가 없다”면서 “협상과 투쟁을 병행할 때 우리 주장이 설득력이 있고,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의동 의원은 “싸움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가치 확장과 지역 확장, 세대 확장을 통해 당을 변화시키고 민심을 얻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당내로는 혁신이 필요하고, 외적으론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구성 협상’을 두고도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김태흠·유의동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 재분배가 부정적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반면 권성동·김기현 의원은 재배분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권 의원은 읍소해가면서까지 받아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
초선 의원들은 후보들에게 신임 원내대표 당선 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내놓을 ‘촌철살인 한마디’도 주문했다. 김기현 의원은 “강하면 부러진다. 정치는 머릿수와 주먹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은 윤 원내대표의 이름이 들어간 ‘호중지천’(술 항아리 속의 천지, 지극히 협소함을 뜻함)이라는 사자성어를 거론하며 “윤 원내대표에게 친문을 그만두고 국민을 바라보는 통 큰 정치를 김태흠과 같이 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 모습은 제대로 된 정치가 아닌 약육강식의 정치였다. 그런 정치를 계속할 건지 물을 것”이라고 했다. 유의동 의원은 “‘윤 원내대표님 덕에 제가 당선됐다’라고 말하겠다”며 “(민주당이)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 했기 때문에 대비돼 본인이 선출될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내년 대선까지 끌고 가야 할 정책으로는 한목소리로 부동산을 꼽았다. 청년 정책도 거론됐다. 권성동 의원은 20·30 청년층 지지 확보를 위한 공정과 정의의 가치 추구를, 김기현 의원은 당내 청년당 활성화를 통한 청년 정책 도입을 각각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을 고려한 제안도 나왔다. 김기현·유의동 의원은 ‘원내대표·초선 의원 연석회의’ 정례화를, 김태흠 의원은 초선 모임 대표자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약속했다. 권성동 의원은 청년과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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