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전형적인 것 거부"..일관된 연기철학 통했다
[앵커]
그러면 윤여정 배우의 연기가 어떤 점에서 탁월했는지 또 영화 속에서 어떤 설득력을 발휘한 건지 짚어보겠습니다.
송형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 할머니 같은 게 뭔데?"]
윤여정 씨가 연기한 순자는 흔히 떠올리게 되는 할머니 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비켜라 이놈아"]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할머니, 금세 손주들과 친구가 됩니다.
그러면서도 딸에 대한 근심을 꺼내놓지 않고 지그시 눌러담는 연기를 펼칩니다.
["왜 바퀴달린 집이라서? 재밌다 얘."]
[윤여정 : "(정 감독이) 선생님 맘대로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맘대로 하라는 건 사실은 자유를 주는 것 같지만 사실 더 책임감이 큰 거예요. 전형적인 엄마, 나 그런거 하기 싫어요. 내가 조금 다르게 하고 싶어요. 그건 내 필생의 목적이에요."]
그 일관된 철학은 영화 '미나리'가 정해진 감정을 주입하는 신파극을 넘어 관객 각자의 기억 속에 되살아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정이삭/'미나리' 감독 : "사람들은 윤여정 선생님 역할을 보면서 각자의 가족을 떠올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윤 선생님께 많은 반응을 보이는게 아닐까 싶어요."]
세상이 여성 배우에게 흔히 요구하는 전형성을 거부해온 결과, 다름 아닌 한국인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수상이었습니다.
[강유정/영화평론가/강남대 교수 : "영화 시장이 요구하는 역할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역할에 대해서 처음부터 고집했던 것이 이런 최종적인 결말과 연결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윤여정 씨의 이번 수상은 본인뿐 아니라 한국 배우들이 쌓아온 풍성한 연기력을 서구 주류무대에 알리는 물꼬를 텄다는 데에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영화인들은 입을 모읍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
송형국 기자 (spianat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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