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김어준 지켜줘야" 적극 방어 나선 여당

박광연 기자 2021. 4. 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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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 영향력 의식
추미애·우원식 등 두둔
"내 편 정치 갇혔다" 우려

[경향신문]

여당이 ‘편향성 논란’에 폐지 주장까지 나오는 방송인 김어준씨(사진)의 라디오 방송을 ‘집단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지층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스피커’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쇄신’을 외치면서도 지지층에 기대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두고 “어느 언론보다 열심히 팩트체크를 하고 시민의 알권리에 충실한 진실보도 자세를 견지해왔다”고 썼다. 앞서 다른 언론들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외눈’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장애 비하”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뉴스공장’을 두둔한 것이다.

당권 주자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뉴스공장은) 그나마 진실을 이야기하는 언론”이라며 “우리 당이 지켜주지 않으면 언론 자유가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득권과 싸움의 최전선에 뉴스공장이 있다”(김용민 의원), “김어준 귀한 줄 알아야 한다”(정청래 의원)는 등 강경파 의원들도 ‘김어준 지키기’에 나섰다.

민주당이 김씨를 일제히 옹호하는 것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 김씨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당을 중심으로 가해지는 김씨에 대한 공격이 대선 등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외부 여론을 외면하며 지지층에 호소하는 ‘내 편 정치’에 갇혀 있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여론지형을 보면 중도층과 20~30대는 뉴스공장이 공정하지 않다고 평가한다”며 “ ‘김어준이 무너지면 정권을 빼앗긴다’는 식으로 여당이 대처하면 여론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를 뉴스공장에서 퇴출시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기준 32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민주정당을 지향하면서 외부의 비판에 개방적이지 못한 점이 우리 당의 약점”이라며 “일부 강성 당원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더 큰 패배를 겪을 수도 있다”고 ‘뉴스공장’ 논란으로 부각된 ‘지지층 정치’를 우려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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