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곳으로 나뉜 시상식장..코로나 검사 3번 받고, 로테이션 입장
[경향신문]
브래드 피트의 호명을 받고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배우 윤여정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객석에서 박수를 치며 축제를 즐기는 참석자 모두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대면으로 개최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참석 인원 제한과 로테이션 입장, 참석자 전원 코로나19 검사 등으로 방역을 강화한 대신, 카메라가 비출 때에 한해 참석자들에게 ‘노 마스크’를 허용한다는 지침을 시행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보다 두 달가량 늦은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철저한 방역 아래 제한적인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2002년 이후 매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개최됐던 시상식은 올해 처음으로 돌비 극장과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이원 중계로 진행됐다.
참석 인원은 최대 170명으로 제한됐다. 참석자들은 조를 짜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입과 퇴장을 했고, 입장 전까지 최소 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중계 화면 속에 비친 시상식은 마치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을 재현한 영화처럼 안전해 보였다. 레드카펫에서나 시상식에서 마스크를 벗고 축제를 만끽하는 참석자들의 모습 때문이다. 이날 각본상 시상자로 나선 레지나 킹은 “이곳은 영화 촬영장과 비슷하다”며 “촬영장처럼 카메라 앞에서는 마스크를 벗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시상자·수상자 일부는 이원 중계 혹은 미리 촬영된 영상을 통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사진)은 이날 한국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감독상 시상에 나섰다. 영상에서 봉 감독은 “어린아이에게 감독이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20초 이내에 짧게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말할 것이냐고 각 후보들에게 물었다”고 한국어로 설명한 뒤 그 답변을 소개했다. 그 덕분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어 음성이 흐르고 영어 자막이 덧붙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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