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한국 배우 첫 오스카 거머쥐다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한국 배우에 대한 환대라 생각"
'기생충' 이어 영화사 새로 써
[경향신문]
배우 윤여정씨가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윤여정씨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씨는 영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등을 제치고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내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겠냐”며 “다른 배우들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인들의 환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울러 자신의 데뷔작 <화녀>(1971)를 연출한 고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살아 계셨다면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상식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아카데미가 전부가 아니고,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도 모르겠다”며 “남한테 민폐를 끼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에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윤씨는 이 영화에서 딸(한예리)을 돕기 위해 미국 땅을 밟은 한국 할머니 역을 맡았다.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은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B 설립자인 배우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지난해 <기생충>이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개 부문에서 수상했지만, 배우들은 수상자 후보에 오르지 않았다. 윤씨는 이번 수상으로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로도 기록됐다. 그는 <미나리>로 미국 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각종 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수상 기대감을 높여왔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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