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소재 기업도 쑥쑥 "올해 1조 클럽 나온다"

김경준 2021. 4.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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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 매출 1조원 넘길 듯
'일본 수출규제' 사례처럼 소재 산업 중요성 커져
산업부, 상반기 이차전지 산업 발전 전략 발표 예정
포스코케미칼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에서 연구원이 제품이 적용된 배터리셀을 테스트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제공
"특정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올랐는지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는 소재 분야에서 1조 클럽(연간 매출액 1조 원) 기업이 탄생하느냐입니다."

최근 배터리 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이 관계자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올해는 전기차 시대의 원년이자 배터리가 본격적인 성장 산업으로 발돋움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의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가장 큰 시장은 양극재 분야다. 따라서 배터리 소재 분야의 첫 1조 클럽 기업 역시 양극재 업체가 유력하다. 선두주자는 포스코케미칼이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양극재와 음극재를 포함한 이차전지소재 사업에서 약 5,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증설 효과가 본격화하는 올해는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한 뒤 1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실제 포스코케미칼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날 올해 1분기에 매출 4,672억 원, 영업이익 34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114.4% 증가한 것으로, 분기 사상 모두 최대 기록이다. 이 중 배터리와 관련있는 에너지소재사업에서 양극재와 음극재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6%, 26% 늘어났다.

중견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의 성장세도 무섭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포스코케미칼과 더불어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16.4%로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9만 톤인 생산능력을 2024년까지 18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기업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매출액을 1조3,397억 원으로, 엘앤에프는 8,105억 원으로 내다봤다.

양·음극재 분야 외에도 분리막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전해질은 동화기업 등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SKIET는 이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8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코스피, 코스닥을 통틀어 IPO 수요예측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격 상단인 10만5,000원으로 확정, 총 공모금액은 2조2,46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소재 산업의 자립은 전방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2019년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물품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산업도 일본·중국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양극재는 일본의 스미토모 화학이 글로벌 점유율 4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음극재는 1~3위에 포진한 중국 업체들이 전체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2010년 포스코케미칼이 음극재 사업에 진출할 당시 국산화율은 0%였다"며 "만약 음극재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후 세종시 포스코케미칼 세종 2공장을 방문해 제조시설 공정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도 배터리 소재 산업의 성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날 포스코케미칼을 방문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배터리 소재기업 및 수요기업과의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런 계획을 전했다. 성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고성능·저가격·고안전 기술확보 경쟁 및 자원순환, 공급망 관리 등 글로벌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확보는 물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기반 강화 및 생태계 전반의 연대와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기술개발 지원, 생태계 고도화,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한 '이차전지 산업 발전 전략'(가칭)을 상반기 중 수립, 발표할 계획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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