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가상화폐 팔짱 끼더니..
'성공도 실패도 영원하지 않다. 중요한 건 굴복하지 않는 용기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의 말입니다. 처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다키스트 아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불확실한 정보와 불안한 미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수상으로서 처칠이 어떤 선택을 했고, 왜 그 길을 갔는지를 조망합니다.
전쟁엔 결단력, 패배엔 투혼, 승리엔 아량, 평화엔 호의를 신조로 삼았던 처칠. 이 영화는 리더에게 숭고한 의무와 책임을 일깨워줍니다.
그럼 요즘 불고 있는 가상화폐 열풍. 여기에 있어 오늘날의 리더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30분 만에 천 배가 올랐다가 몇 시간 뒤 3분의 1로 꺼지는 가상화폐를 보면 그저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지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국회에서 '국내엔 가상화폐 거래소 200개가 있지만 다 폐쇄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는 9월 24일부터 시중은행에서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받는 등 요건을 갖춘 거래소만 영업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얘기인데, 이건 결국 그때까지 그냥 기다리겠다는 게 되죠? 산불이 났으면 당장 불을 꺼야 하는데 5개월 가까이 팔짱 끼고 지켜보겠다고 한 겁니다.
이렇듯 '영혼 없어 보이는' 공직자들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매우 불편합니다. 정부는 그동안도, 무려 4년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지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처럼 아예 '내놓은 자식' 취급을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는 편견과 고집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화폐를 양도 대여해 소득이 발생하면 차익의 20%를 과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투자자 보호와 같은 제도마련은 외면하는 정부가 세금을 꼬박 떼어 간다는 겁니다.
자기 할 일은 하지 않고 곁에서 이익만 챙기겠다는 정부에 그 누가 호의적 시선을 보낼까요. 이러다가 취업난과 부동산에 지친 젊은 세대가 가상화폐로 또다시 '다키스트 아워', 어둠의 시간을 맞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 이 시대의 처칠을 바라는 건 무리일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가상화폐 팔짱 끼더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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