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재활용 기술적 가능" 한미 연구진, 다음달 보고서 마무리
한미 연구진이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폐연료봉)를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상' 기술에 대한 연구를 끝내고 마무리 보고서 작성 작업에 들어갔다. 한미 연구진은 예상대로 폐연료봉 재활용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제 폐연료봉 재활용까지는 양국 간 합의가 필요해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26일 원자력계에 따르면 세계적 원자력 연구기관인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가 “파이로프로세싱은 경제적, 기술적 가치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다음 달 발간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에서 나온 폐연료봉에서 미처 핵분열을 하지 않은 플루토늄이 포함된 부분을 꺼내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연탄재에서 미처 타지 않은 부분만 골라 새 연탄을 만드는 것과 같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미국 연구진과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수행했다. 국내에서는 원전에서 플루토늄이 없는 모의 핵연료로 실험했고, 미국에서는 실제 폐연료봉에서 핵연료를 추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아이디호국립연구소, 아르곤국립연구소와 함께 파이로프로세싱 관련 연구 종합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보고서가 완성되면 공동 연구 운영위원회를 걸쳐 최종 확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 관계자는 “한미간 합의 사항을 지금 공개할 수 없다”라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핵연료를 재처리해 나오는 플루토늄은 원전의 연료가 되지만 농축하면 핵무기에도 쓸 수 있다. 핵연료 재처리가 국제적으로 엄격하게 통제되는 이유다. 반면 파이로프로세싱은 기존 재처리 공정과 달리 플루토늄이 다른 금속과 섞인 상태로 추출되므로 핵무기에 쓸 수 없다. 이 점에서 재처리가 아니라 재활용 기술로 불린다. 파이로프로세싱을 거치면 원전 폐기물의 방사능은 1000분의 1로, 부피는 20분의 1로 줄어드는 이점도 있다.
한미 연구진이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려도, 국내에서 바로 폐연료봉 재활용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원전 관계자는 “양국 정부 간 의견 조율을 거쳐 합의를 헤야 하는 사항이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여러 개 남았다”라고 말했다. 황일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좌교수는 “미국이 한국에 파이로프로세싱으로 폐연료봉을 재활용할 권한을 주면 다른 국가들도 같은 요구를 할 수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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