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서 전기차로..50년 동네 누빈 '살구빛 아줌마'
[뉴스데스크] ◀ 앵커 ▶
살굿빛 제복과 냉장고가 달린 작은 전기차.
'야쿠르트 아줌마'가 떠오르시죠?
이 야쿠르트 아줌마가 등장한 지 올해로 벌써 50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대형 마트와 거대 유통 플랫폼들의 등장에도 인기가 식지 않는 비결이 뭔지, 김윤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안녕하세요~"
아침 8시, 전덕순 씨의 일이 시작됐습니다.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서울의 한 동네 골목.
18년을 한결같이 다닌 길입니다.
고객이 3백 명이 넘지만, 누가 어떤 제품을 먹는지 다 머릿속에 있습니다.
[전덕순/hy '프레시 매니저'] "(머릿속에) 입력이 다 돼 있어요. 그건 기본이에요."
봉제공장도, 소방서도.
고객의 자리까지 음료를 배달합니다.
때로는 동네 어르신을 챙기는 일도 합니다.
[전덕순] "치매 어머니가 계신 곳인데, 안 일어나셨네." <어떻게 아세요. 안 일어나신지?> "불이 꺼져있어."
야쿠르트 아줌마는 1971년 처음 등장했습니다.
50년 사이에 많은 게 변했습니다.
손에 들고 다니던 보냉가방에서, 수동손수레로, 전동손수레로, 그리고 지금은 냉장고가 달린 전기차로 바뀌었습니다.
무인 시스템으로 손님이 직접 결제하고 물건을 살 수도 있고, 발효유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치약도 팝니다.
평균 근속기간은 한 동네에서 12년.
고객들과의 신뢰가 가장 큰 자산입니다.
그래서 커피 체인점도, 동네 빵집도,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우유를 삽니다.
'신선 배달'의 원조인 셈입니다.
"사장님 4개 넣어놨어요."
[백용태/제과점 사장] "계신지도 오래되고 동네 분이니까… 매일 갖다주시는 것도 편하고."
최근에는 이 일을 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3년 사이 20대 배달원이 4배 늘었습니다.
[홍서영/hy '프레시 매니저'] "아무래도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하면 어느 동네에나 있을 것 같고 친절하게 대답해줄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그런 점이 처음에 저희가 시작했을 때도 '어 젊은 사람이네?'라고 얘기하시면서도 조금 더 편하게 다가와 주시고."
본사는 배달원들과의 상생을 위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따로 할인도 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본사 매출의 90%를, 배달원들이 올려주고 있습니다.
거대 플랫폼들이 유통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도, 이 일을 하는 분들은 1만 1천 명입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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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미 기자 (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6079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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