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야당은 싸워야""싸움이 능사냐" 원내 사령탑 경쟁

정성호 2021. 4. 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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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승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환하게 웃지 못하는 제 1야당. '자중지란'의 여파 때문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권, 전직 대통령 사면 등과 관련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도부 정비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그 첫발은 신임 원내대표 선거입니다.

오는 30일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오늘(26일) 국민의힘 원내사령탑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당내 초선들과 마주했습니다.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선수 및 가나다순)은 대선을 약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저마다 포부를 밝혔습니다.

각 후보의 원내 운영 구상, 한번 살펴볼까요?

■ 협상? 투쟁?… 4인4색 대여 투쟁론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이들 후보들의 민주당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한 마디로 '오만과 독선'에 빠져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여 투쟁에 대한 방법론에서는 시각차가 드러났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싸움꾼'을 자처했습니다. 김 의원은 "싸움을 제일 잘하는 사람, 전투력이 강한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싸움 잘하는 사람이 전략과 전술에도 능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후보들도 있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당내 강경파 의견이 득세했지만,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180석 민주당에 강 대 강으로 대응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며 "상식에 기반한 합리와 중도 정치"를 내세웠습니다.

유의동 의원은 "강성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에 맞서려면 강성을 선출해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가 있다"면서도 "이는 시대착오적이며 민주당 전략에 말리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핵심은 민심의 지지라는 겁니다.

김기현 의원은 "싸울 때 싸우고 빠질 때 빠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 집권을 위해선 당의 개혁과 쇄신이 핵심 과제"라면서 "중도 좌파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 "상임위원장 되찾아야"…특검·국정조사 공감대

원 구성 협상 전략에 대해선 대체로 비슷한 의견이었습니다. 김태흠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저자세를 경계했고, 김기현 의원은 "상임위원장은 장물이다. (돌려주지 않으면) 국민에 고발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유의동 의원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앞서 민주당이 우리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치를 복원시킬 진정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드러내기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했지만, 그 내용을 두고는 일부 이견도 있었습니다.

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은 백신 수급 차질 문제와 K방역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권성동 의원의 경우, 백신 문제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LH 사태로 대표되는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선 4명 후보 모두 특검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습니다.

■ '영남당' 놓고 신경전도

설전도 있었습니다. '영남당' 논쟁을 둘러싼 대목에서였습니다.

재보선 직후 초선 의원들이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낸 데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후보들의 답변은 엇갈렸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영남당이라는 말을 더이상 써서는 안 된다"며 "영남은 지역, 가치, 철학을 확장하기 위해 중요한 베이스캠프"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은 "베이스 캠프에 사람이 많으면 안 된다"면서 "영남보다 중부권에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남 출신인 김기현 의원을 겨냥해 충청 출신인 자신을 부각한 겁니다.

강릉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특정 지역 출신이라서 되고 안 되고는 아니다"라며 전국 정당화를 위한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유의동 의원은 "영남의 절대적 지지를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지역 지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4명 후보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는 이제 후반전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56명 초선 의원들의 민심이 최대 변수로 꼽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30일 치러집니다.

정성호 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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