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클로이 자오 아카데미 수상소식 중국선 사라져..과거 '반중 발언'에 SNS서 차단
[경향신문]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25일(현지시간)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정작 중국 내에서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그가 지난 2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그 사이 자오 감독이 과거 인터뷰에서 ‘반중 발언’을 했던 사실이 알려진 데다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의 수상 소식에 관한 글들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SNS 웨이보(微博)에는 자오 감독의 수상소감 영상 등을 담은 여러 건의 게시물이 올라왔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모두 삭제됐다. 이후 웨이보에서는 자오 감독의 중국어 이름(자오팅)이나 수상작품인 ‘노매드랜드’의 중국어 제목 등이 검색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국의 검열 정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의 영어 이름이나 영어 작품명으로는 일부 게시물들이 검색되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에 대한 기사 등을 찾아 볼 수 없고, 이름을 검색하면 지난 2월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만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중국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도 중계하지 않았다. 그가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받았을 당시 웨이보에서 관련 해시태그 조회수가 3억5000만건에 육박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내 분위기는 자오 감독이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그의 과거 발언이 알려진 것과 무관치 않다. 그가 수년전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을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있는 곳”이라고 표현하며 “지금 내 나라는 미국”이라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 여론이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지만, 영국과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작품 활동도 주로 미국에서 해왔다.
중국에서는 자오 감독의 이번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과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도 다소 엇갈린다. 상하이의 한 영화평론가는 글로벌타임스에 “자오 감독이 이전에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논란을 일으켰든간에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수상은 그의 대단한 재능을 보여주는 것이고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며 “중국 영화인들이 예술적 꿈을 이어나가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다른 기사에서 “노마드랜드는 전형적으로 미국적이고 중국인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된다면 흥행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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