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독립운동가의 시를 글씨로 보다

이규화 2021. 4. 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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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립'은 독립운동가 시와 말씀 서른 네 점을 글씨예술가 강병인이 글씨로 표현하고 그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작가가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을 서예로 형상화하고자 한 이유는 독립운동가가 나라와 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매진했던 바로 그 정신을, 현대인들도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기계발에 본받길 바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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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독립, 강병인 글·글씨/글꽃 펴냄

'나의 독립'은 독립운동가 시와 말씀 서른 네 점을 글씨예술가 강병인이 글씨로 표현하고 그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나타난 제자원리에 따른 한글 쓰기와 방법론에 입각해 썼다. 작가가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을 서예로 형상화하고자 한 이유는 독립운동가가 나라와 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매진했던 바로 그 정신을, 현대인들도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기계발에 본받길 바랐기 때문이다.

책은 진중한 울림을 발산한다. 강우규 손병희 이회영 김구 안창호 유관순 이육사 윤봉길 최현배 그리고 한말 한글 보급에 앞장선 호머 헐버트까지 독립 영령들의 심금(心襟)을 접할 수 있다. 말과 행동이 일치된 실천적 삶을 살다간 선구자들의 영혼이 담겼다. 작가는 "글씨가 일어나 말을 거는 입체성이나 심미성에 역점을 두어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육성을 직접 듣는 듯 살아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글씨로 표현하면서 저자는 이런 심정이었다고 한다. "'빼'자에 주목했다. '빼'자는 세로획 여섯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독특한 구조다. 여섯 개 세로획을 가능한 한 붙여 써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붓이 갈라지고 먹물이 터지는 운필을 통해 나라를 빼앗긴 처절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작품에는 표음문자이나 표의문자적 성격을 갖는 한글의 독특한 특성을 살렸다. 음양오행과 천지인의 원리 뿐 아니라 ㅓ는 들어오는 소리와 기운,ㅏ는 뻗어나가는 소리와 기운, ㅗ는 솟아나는 소리와 기운, ㅜ는 내려가는 소리와 기운 등 봄 여름 가을 겨울 순환의 원리가 배인 한글의 깊은 의미를 살리려 했다.

강병인은 영미에서 캘리그래퍼(calligrapher)로 불리는 글씨예술가로서 일가를 이룬 작가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추사 김정희의 서체를 보고 한글서예를 시작했다고 한다. 책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해 열렸던 개인전 '독립열사 말씀, 글씨로 보다'에 출품한 작품과 책 간행을 위해 새로이 쓴 작품들을 담았다. 강 작가는 16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130여 회 그룹전에 참가했다. 한글의 디자인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확장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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