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덕에 상 받았네요" 유머와 품위 빛난 윤여정 [한국영화 '위대한 걸음']

신진아 2021. 4. 26. 19: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데뷔 50년차 노장 배우의 쾌거.

배우 윤여정(74)이 102년 한국영화사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인 2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 행렬을 이어온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계 배우로는 64년 만의 수상
 6개 부문 오른 '미나리'여우조연상만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겸손
배우 윤여정(왼쪽)이 26일(한국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시상자로 나섰던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여정은 시상식에서 '미나리' 제작자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만나게 돼 반갑다. 우리가 영화 찍을 땐 어디 계셨나요"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AP뉴시스
데뷔 50년차 노장 배우의 쾌거. 배우 윤여정(74)이 102년 한국영화사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인 2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 행렬을 이어온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아시아계 배우로는 '사요나라'(1957년)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의 수상이다.

'미나리'를 통해 '재미있고 당당한 한국 할머니'로 각인된 윤여정은 이날 시상식에서도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먼저 시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에게 트로피를 건네받고 "드디어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며 "우리가 영화 찍을 때는 어디 계셨나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를 제작한 플랜B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후 자신을 "한국에서 온 배우 윤여정"이라고 소개했고 "유럽의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여영' 혹은 '유정'이라고 부르는데 모두 용서하겠다"며 서양인들의 무신경한 실수를 은근히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날 미국에 거주하는 두 아들을 언급하며 "두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도 받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를 포함해 여덟번이나 아카데미 고배를 마신 동년배 글렌 클로스(74)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윤여정은 "(자신을 포함한 다섯명의 후보가)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며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환대해준 덕분"이라고 부연했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음악상 등 6개 부문에 수상 후보로 지명됐지만 이날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한국과 미국,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아시아 혐오범죄 등을 비롯한) 문제 많은 지금의 미국사회를 위한 해독제 같은 영화"(CBS)로 평가받았다.

윤여정은 돈과 명예가 중요치 않을 만큼 충분히 나이가 든 60대 이후부터 돈보다 사람 위주로 출연작을 결정해왔다. 제작비 22억원의 독립영화 '미나리' 역시 고생이 눈에 보인 작품이었으나 진정성 깃든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 윤여정은 앞서 미국 대중문화 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이민자 2세대에게 대본을 받을 때마다 항상 그들을 내 아들 세대처럼 느끼게 된다"며 "그래서 그들을 돕고 싶거나 아니면 내가 그 영화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또한 '미나리'가 선댄스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을 당시 무대에서 눈물을 훔쳤는데 "젊은 사람들이 무언가 이루고 인정받은 것 같아 감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이전 세대의 노고도 잊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름은 고 김기영 감독이었다. 윤여정은 "제 데뷔작을 연출한 천재적인 감독"이라며 "만약 살아계셨다면 오늘 아주 기뻐했을 것"이라며 감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