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챙겨놓고 음식 안 왔다. 환불!"..'배달 거지' 이제는 힘들다

서울 강남의 모 오피스텔에서 한 남성이 잘못 배달된 쿠팡이츠 음식을 가져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일부러 다른 주소에 배달시킨 뒤 공짜로 음식을 챙겨간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음식 몰래 챙겨놓고 안 왔다고 환불 요구하는 진상, 철퇴!”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받고도 “배달이 안 왔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음식을 직접 받지 않는 ‘비대면’ 배달이 늘어나면서 관련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배달 라이더가 배달을 완료한 이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을 배달 라이더 전용 앱에 추가한다.

26일 쿠팡이츠는 배달 파트너 대상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배달 파트너 앱을 통한 ‘사진 촬영’ 기능을 도입한다고 공지했다. 직접 배달 외 모든 주문 건이 대상이다. 일부 파트너를 대상으로 테스트되며, 추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가 앱으로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면, 사진 촬영 화면이 등장한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주문 과정에서 배달 후 사진 촬영 요청 시에만 가능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완료 시 앱을 통해 배송이 완료된 사진을 구매자에게 전달한다. [사진=독자 제공]

비대면 배달이 늘어나며 생긴 소비자와 배달 라이더 간 마찰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 음식을 받고도 음식을 받지 못했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이른바 ‘배달 거지’로 배달 기사들의 속앓이가 잦았다. 고객이 미배달·오배달을 이유로 환불을 요청할 경우, 배달 기사 개인이 본인 귀책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배달 기사들은 사진 촬영 시 위치와 시간이 기록되는 앱 등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인증샷’을 보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예 사람이 살지 않는 다른 주소로 배달을 시킨 후 음식만 몰래 챙기는 ‘지능형 배달 거지’까지 등장했다.

아울러 잘못된 주소로 배달되는 사례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촬영된 사진은 쿠팡이츠 앱을 통해 소비자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이다. 배달 직후 음식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즉시 조치가 가능해진다. 쿠팡의 로켓 배송 시스템과 비슷하다. 쿠팡은 배송이 완료된 이후 배송된 장소의 실제 사진을 찍어 구매자에게 공유한다. 파트너 앱을 통해 촬영된 사진은 배달 기사 개인의 기기에 저장되지 않아, 주소 유출 등 개인 정보 침해 우려도 적다.

배달의민족은 이미 비슷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비대면 주문을 선택했을 시, 배달 완료 후 라이더 앱을 통한 사진 촬영이 필수다. 요기요 또한 촬영 기능을 앱에 구현하기 위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