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조연상 윤여정' 과거 어록도 화제, 오스카 빛낸 말·말·말

김유림 기자 2021. 4. 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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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어록이 주목받고 있다.

윤여정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결과이기에 더욱 값지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로 기록됐다.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이기도 하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미나리'는 지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다. 그동안 다양한 역할을 자신만의 스타일을 통해 성공적으로 표현해온 윤여정의 재치있는 입담과 쿨한 매력을 정리했다.



"오스카 탔다고 '김여정' 되는 거 아냐"


25일(현지시각)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수상 뒤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로이터

윤여정은 26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배우 한예리도 함께 했다.

윤여정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한 질문에 "계획 없다. 살던 대로 살 거다. 오스카를 탔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다. 나이가 들면 대사 외우는 게 힘들어지는데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다. 그러니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일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상을 타서 보답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가 축구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며 "사람들이 너무 응원하니까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눈에 실핏줄이 다 터졌다. 사람들은 성원인데 나는 못 받으면 어떡하나가 됐다. 난 받을 생각도 없고 노미네이트 된 것만해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020년 월드컵 때 축구선수와 김연아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겠더라. 세상에 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


윤여정은 제74회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아 수상소감을 전했다. /사진=로이터

앞서 윤여정은 지난 12일 오전 3시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제74회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화상으로 참여한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상 수상 때처럼 놀란 표정으로 “한국 배우 윤여정이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선 듀크 오브 에든버러(필립 공)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한다. 모든 상이 의미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고 밝혔다.

윤여정의 이 같은 발언에 시상자는 허리를 굽히며 웃음을 터뜨렸다. 화면 속 다른 후보자들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솔직하고 위트 있는 수상 소감에 외신들은 일제히 큰 관심을 나타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그다지 칭찬은 아니지만 상당히 정확한) 소감은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윤여정은 "그렇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한다. 영국을 여러 번 방문했고 10년 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배우로 펠로십을 했다. 모두 고상한 척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쁜 쪽은 아니었다. 영국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저는 속물적이라고 느꼈고 그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답했다.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살면 된다"


배우 윤여정이 2018년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했다. /사진=SBS 제공
지난 2018년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윤여정은 닮고 싶은 사부로 여성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윤여정 본인은 이에 자신을 객관화하며 "난 존경할 만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 매일 실수하고, 화나면 화를 낸다"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다른 사람에 맞춰 자신을 바꿔보려고 했지만 내가 아님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윤여정은 "매일 반성한다. 그게 모여서 나인 거다. 넌 그냥 너다우면 돼"라고 조언했다.

윤여정은 와인에 얼음을 넣는 것에 대해 "법에 저촉되는 게 아니지 않냐. 고정관념이 심하더라. 70세는 '종심'이다.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나는 나다우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여정은 "너희를 보면 신기하다. 나는 70대인데도 철이 들지 않아서 여전히 회개하고 반성하고 또 한다. 너희는 너희 자신을 잘 알더라. 나보다 너희가 나은 것 같다"며 멤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너 하고 싶은거 해. 난 니가 행복하면 돼"


배우 윤여정이 인간 윤여정의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tvN '택시' 제공

지난 2017년 10월 방송된 tvN '택시'에서 윤여정은 "아들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힙합 관련해서 음악 일을 한다. 유명 대기업들을 다 거쳤다. 첫째는 콜럼비아 대학을 나와서 미국 abc 방송에 첫 취직했다. 그러다가 그만 둔다기에 '너 하고 싶은거 해. 난 니가 행복하면 돼'라고 말했었다. 그래서 지금은 패션업계 작은 회사에서 행복하게 일하면서 산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MC 이영자가 "돈이 가장 절실했던 순간은 언제였냐"고 묻자 "이혼하고"라고 곧장 답했다. 윤여정은 "그때가 가장이 됐을 때였다. 마음은 정말 절실했는데 연기가 갑자기 잘되진 않았다. 연기는 참 어려운 거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녀는 "그때는 돈 때문에 작품을 안가리고 전부 다 했다. 단역도 물론 다 했다. 그 단계를 안 거쳤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다. 젊은 시절의 연기는 별게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혼 후 편견에 대해 윤여정은 "서러움 너무 많았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다.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다. 그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한다. 돈이 없으니까 더러워도 했다. 내 새끼 둘 먹여 살려야 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MC 이영자는 이 말에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인생은 한번 살아볼만 하다"


tvN '꽃보다 누나' 티저 영상서 윤여정이 김희애, 이미연, 고 김자옥, 이승기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꽃보다 누나' 제공

지난 2013년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윤여정은 20대 시절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인생은 한 번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60세가 되어도 인생을 모른다. 나도 지금 내 나이로 처음 살아보는 거다. 처음이기 때문에 아쉬울 수밖에 없고 아플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여정은 "진짜 생각해 보니까 아프지 않고 아쉽지 않은 인생이 어디있겠나. 내 인생만 아쉽고 아픈 것 같지만 모든 인생이 아프고 다 아쉽다"라면서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포기하는 것을 배웠다. 이제는 내세우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내가 헛소리를 좋아한다. 웃고 살기로 했기 때문에 인생은 한번 살아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난 못생기지 않았다. 시크하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74)이 25일(현지시간) 오스카상 레드카펫을 밟았다. /사진=로이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지난 2012 'KBS 연기대상'에서는 젊고 화려한 스타들의 진행이 돋보였던 타사 연기대상과 달리 KBS는 유준상, 이종석과 함께 중년배우 윤여정이 MC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젊고 화려한 스타들의 진행이 돋보였던 타사 연기대상과 달리 KBS는 유준상, 이종석과 함께 중년배우 윤여정이 MC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윤여정은 KBS 2TV '개그콘서트' 속 '희극여배우들'을 패러디해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우스갯소리 속에도 뼈가 있었다.

윤여정은 "난 못생기지 않았다. 난 시크하다. 그런데도 KBS에서 못생겼다는 이유로 수십년 드라마를 했으나 상 한 번 못 탔다. KBS는 각성하라"고 외쳤다. 기막힌 패러디 속 윤여정의 서운함과 정곡을 콕 찌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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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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