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를 그저 '다름'으로 배우는 프랑스 유치원 아이들

정경화 2021. 4. 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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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플뢰리 유치원 아이들이 여러 가지 감정을 색상을 통해 표현한 미술작품 ©몽플뢰리 원장 세실 아샤르이 책을 읽고 나서 세실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각자 다른 게 왜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지난 5일 우에스트-프랑스 지역 일간이 7명의 자폐 아동들이 다니는 북서부 일에빌렌 주의 벨-에 공립 유치원을 한 사례로 소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9년부터 이 유치원을 다닌 자폐 아동이 오는 9월에 일반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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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세계 자폐인의 날, 프랑스 유치원에서 ‘다름’에 대한 교육

장애·비장애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범 유치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


"물고기 '팟'은 지느러미 대신 발을 갖고 태어났다. 팟은 형제들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헤엄칠 수 없었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불행했던 팟은 결국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느러미 대신 날개를 가진 물고기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삶을 산다’’


이는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 자폐증의 날을 맞이해 프랑스 남동부 몽플뢰리 유치원 원장인 세실 아샤르가 3~4세 아이들에게 읽어준 <물고기 팟>이란 책이다.  


◆몽플뢰리 유치원 아이들이 여러 가지 감정을 색상을 통해 표현한 미술작품 ©몽플뢰리 원장 세실 아샤르


이 책을 읽고 나서 세실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각자 다른 게 왜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여자 아이가 "우리가 다 똑같다면, 친구들이 많이 없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앞으로 두 명씩 나와서 눈동자와 머리 색부터 안경을 쓰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 등 서로 다른 점을 관찰했다. 세실은 "그렇기 때문에 유치원에서의 놀이와 배움이 더 풍부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폐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상징하는 '파란' 옷과 짝이 맞지 않는 양말을 신고 온 아이들은 이렇게 ‘자폐 아동들이 그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몽플뢰리 유치원 전경 ©정경화


프랑스에는 이보다 ‘다름’을 조금 더 특별하게 배우는 일반 유치원들이 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자폐 아동의 취학 향상을 목적으로 일부 유치원에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자폐증) 아동 학급을 신설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일 우에스트-프랑스 지역 일간이 7명의 자폐 아동들이 다니는 북서부 일에빌렌 주의 벨-에 공립 유치원을 한 사례로 소개했다. 


이 유치원에는 언어 치료사, 심리학자, 정신 운동 훈련사, 특수교육자 등 사회 의료 종사자들의 도움으로 만 4세 이상의 비자폐 아동들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자폐증) 학급에 참여한다. 반대로 자폐 아동들도 일반 학급으로 와서 놀이와 수업을 통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보낸다. 


유치원에서 심리학자로 재직 중인 케이티 트보는 "비장애 아동들이 어릴 때부터 '다름'과 '장애'에 대한 열린 마음을 배움으로써 성인이 되었을 때도 이를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자폐 아동들의 사회성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수업 방식은 모든 아이에게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9년부터 이 유치원을 다닌 자폐 아동이 오는 9월에 일반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다. 초등학교에서도 특수교육 보조교사가 이 아동과 동반할 예정이다. 


◆자폐성 장애인 보호 협회(SOS Autisme) 로고 ©SOS Autisme 홈페이지


최근 장애를 바라보는 프랑스의 관점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라 크로아 가톨릭 일간지는 프랑스 여론 연구소(Ifop)에 따르면 현재 자폐성 장애인의 일반 회사 채용 비중이 전체에서 0.5%에 달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자폐인이 일반 회사에 성공적으로 채용된 성공적인 첫 사례로 스포츠 용품 기업 아디다스의 한 매장을 소개했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아디다스는 자폐성 장애인 보호 협회(SOS Autisme)와 계약을 맺음으로써 앞으로 자폐인들의 고용을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실은 수업을 마치면서 아이들과 <아주 작은 도움>이란 책을 읽었다. 


"덩치가 큰 코끼리는 그네를 탈 수 없었다. 많은 동물이 코끼리를 도왔지만 여전히 그네를 밀 수 없었다. 그때 가장 작은 개미 한 마리가 도움을 더하자, 마침내 코끼리가 탄 그네를 밀 수 있었다"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는데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프랑스 그르노블 = 정경화 글로벌 리포터 kyunghwa87@gmail.com


■ 필자 소개

프리랜서 프랑스어 통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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