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의료용 대마' 글로벌시장..韓기업, 규제에 묶여 다 놓칠판
환자 부담 크게 줄어들었지만
강한규제탓 '마약' 선입견 여전
의료기관 처방전 발급 꺼리고
약은 정부산하 센터서만 판매
현재 4조원 시장 7년 후 15조로
식품·화장품 등 활용 무궁무진
황씨는 "여전히 많은 환자가 대마오일 의약품을 처방받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해외에는 대마오일로 만든 의약품이 상용화돼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약품 사용에 번거로운 절차와 기준이 적용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마 추출 성분이 함유된 뇌전증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처음 적용됨에 따라 의료용 대마 전면 허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환자들은 의료용 대마에 대해 제조·유통·판매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완전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료용 대마 성분은 치료제뿐 아니라 식품이나 화장품 등 관련 산업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의료용 대마 성분 칸나비디올(CBD) 관련 시장은 2028년 약 134억달러(약 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도 의료용 대마 전면 합법화·산업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대마에서 추출한 치료 성분으로 만든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
이 약은 생후 5개월 정도에서 발생하는 희귀 소아 뇌전증에 효능이 높은 것으로 입증됐다. 국내에 이 약이 필요한 희귀 소아 뇌전증 환자는 약 1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기존 약의 10분의 1(연 100만~400만원)로 환자 치료비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부담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환자들은 약을 구하는 데 큰 불편이 따른다고 호소하고 있다.
우선 약 자체가 생소하고 마약 성분이 포함돼 위험하다는 의사들 인식 탓에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기도 쉽지 않다.
현재는 뇌전증 환자들이 의사 처방전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만 에피디올렉스를 구매할 수 있다.
강성석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대표는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먹어야 하는데 전국에 약국이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마는 100종 이상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표 성분으로 THC(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와 CBD가 있다. THC는 환각 등 불미스러운 증상을 일으키고 중독성이 있는 성분이다.
반면 CBD는 중독 증세를 유발하지 않으며 의료·식품·화장품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된다. 이번에 보험이 적용된 에피디올렉스도 CBD 성분으로 만든 의약품이다.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CBD를 활용한 산업이 활발하다. 글로벌 CBD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국은 현재 36개주에서 CBD를 활용한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적용에서 더 나아가 의료용 대마 제조·유통·판매 전면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심현주 전북대 약학과 교수는 "의료용 대마는 신체 항상성 유지에 큰 효과가 있다"며 "언젠가는 제도권 영역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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