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3곳 전패..스가의 위기
정권 '치명상'..중의원 선거 전 자민당 사령탑 바뀔 가능성도
[경향신문]
코로나19 대응 실패, 측근 비리 스캔들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참패까지 겹치면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내각이 단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가 내각 출범 후 국정선거로 지난 25일 처음 치러진 3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전패했다. 이날 홋카이도에서는 중의원(하원), 히로시마·나가노에서는 참의원(상원) 재·보궐 선거가 실시됐다. 당초 홋카이도와 나가노에서는 야권의 우세가 점쳐졌다. 홋카이도는 자민당 소속이던 요시카와 다카모리 전 농림수산상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인 만큼 자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 나가노에선 입헌민주당 소속 하타 유이치로 전 의원의 사망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추도 분위기 속에서 선거운동이 이뤄지며 하타 전 의원의 동생인 입헌민주당 하타 지로 후보가 자민당 후보를 큰 표 차로 꺾었다.
자민당이 심혈을 기울인 최대 격전지는 히로시마였다. 히로시마는 일본 내에서도 보수적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으로 ‘자민왕국’으로도 불린다. 2017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히로시마 전체 7개 선거구 중 6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 때문에 전 자민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열린 재선거임에도 자민당 내에서는 승리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야권 공동후보인 미야구치 하루코 후보가 접전 끝에 자민당 후보를 꺾으면서 자민당은 스가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한 석도 획득하지 못했다.
스가 정권은 치명상을 입게 됐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정권 주변 인사의 비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은 65%로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말부터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를 스가 체제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일본 중의원의 임기는 10월21일까지인데, 임기 만료 전 내각이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 일정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9월30일까지로, 중의원 선거 전 자민당 사령탑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자민당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뭔가 바꾸지 않으면 다음의 중의원 선거는 어렵다. 벌써부터 인적쇄신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 조사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업무를 관장하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24%)이 1위로 뽑혔다. 스가 총리는 4% 지지를 받아 6위로 밀려났다.
스가 총리는 26일 선거 패배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바로잡아야 할 점은 확실히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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