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모시고 코로나19 예방접종 받았습니다

2021. 4. 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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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나 저제 오나 기다리던 문자가 드디어 왔다. 국민비서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문자 메시지는 부모님의 코로나19 예방접종 날짜가 4월 19일 오전 10시로 정해졌으니 시간 맞춰서 오라는 내용이었다. 

백신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노인분들도 계시고 부모님 두 분 다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으셔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백신을 맞겠다 결정하셨기에 혹시라도 도울 일이 있을까 싶어 두 분을 모시고 예방접종을 받으러 나섰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자가용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예방접종센터로 가면 되겠지만 혹시나 싶어 행정복지센터에 먼저 들렀다. 따로 가도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물어보러 간 것인데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은 고령자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아무래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었는데 다행이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제반 사항을 확인하고 있는 사람들 중 읍장님을 발견했다. 

우리 동네는 서울에서 가깝지만 주민이 6만2000여명 정도 되는 작은 읍이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된 75세 이상의 고령자 접종에는 몇 명이나 해당이 되는지 궁금해졌다. 전체 주민 6만2000여명 중에서 4400명이 이번 접종의 대상이 된다고 하신다. 약 7.09%의 비율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대비 7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은 6.99%에 달하는데 우리 읍은 거기에 비해 살짝 높구나 싶었다. 매 회당 380명 가량이 접종을 하게 되어 있다고. 따로 이동해도 괜찮다는 말씀을 듣고 남양주 예방접종센터로 이동했다. 

남양주체육문화센터처럼 큰 시설이 예방접종센터로 활용된다.


75세 이상 대상으로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가까운 의료기관에서는 접종이 불가하다. 초저온 냉동 상태로 유통하고 보관하여야 하기 때문인데 이처럼 큰 체육관이나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답이 없다. 그나마 이런 인프라가 있어서 빠른 접종이 가능하니 고마운 일이다. 

응급상황에 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앰뷸런스가 항시 대기 중이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앰뷸런스가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해 항시 대기 중이지만 아직은 응급상황이 발생한 적이 없단다. 다행이다. 만에 하나라고는 하지만 그 하나가 나나 내 가족이 되는 것은 역시 무서운 상상이다. 

입구에 접종 순서가 게시되어 있다.


번호표 발행부터 접종후 대기까지 진행되는 일정이 순서대로 게시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궁금하지 않도록 필수적인 안내사항을 읽어보면서 번호표를 받았다. 

오는 순서대로 대기 번호표를 발행해 준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대기표를 받고 자리에서 기다린다. 순서가 되면 열 명씩 차례대로 접종센터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신분증을 확인하고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과연 신청하신 분들은 빠지는 경우 없이 제대로 다 오실지 궁금해졌다. 와부읍 행정복지센터의 담당 주무관에게 나중에 확인해 보니 거의 다 오시긴 하는데 당일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 지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오시는 분들이 5% 정도 된다고 한다. 

예방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본인 확인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으면 금세 예진을 위한 질문지 작성을 하게 된다. 예진은 당일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단계라 전문 의료진과 질문을 주고받는 절차를 거친다.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으시지만 큰 문제 없다는 판정을 받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접종을 받으러 이동하셨다. 

접종 자체는 빨리 끝난다.


오랜 기다림에 비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어머니는 아프다는 내색 없이 잘 맞으셨다. 접종해 주신 의사 선생님께 혹시 애로사항은 없는지 여쭤 봤더니 미리 허락도 받지 않고 사진을 찍는 환자 보호자들이 너무 많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야 취재 차 사전에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지만, 현장에서 애쓰는 의료진의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일은 삼가했으면 싶다. 

접종 후 일정 시간 대기해야 한다.


접종 후에는 대기 구역에서 15분 동안 이상반응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귀가하면 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의 이상반응은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신속한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현장의 의료진으로 초기 대응하고 처치가 불가하다 싶으면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이날 현장에선 아무도 이상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대기가 끝나면 서류를 제시하고 집으로 간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출구에서 서류를 보여주고 집에 가면 된다. 출구에서 뜻밖의 선물을 줘 고맙게 가지고 왔다. 백신을 맞았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라는 뜻으로 준 마스크다. 

마스크는 어찌 보면 헌신적으로 자기 책무를 다하고 있는 방역 의료진들과 함께 가장 일선에서 국민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방심할 일이 아니라 이 코로나 국면이 정리될 집단면역 달성의 시간까지 우리 모두 마스크를 쓰고 서로 간의 거리를 확인하는 일이 백신 접종 자체보다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무사히 예방접종을 마치고 다음 접종 날짜를 확인한다. 5월 10일이다. 그동안 혹시 발열이나 이상 증상이 있는지 매일매일 확인했지만 팔이 좀 뻐근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으셨다. 해열제까지 미리 사뒀지만 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마스크를 받았다.


마침 백신 관련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정부가 화이자 사로부터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4000만 회분)을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로써 올해 우리나라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1억9200만 회분으로 총 9900만 명분이 됐다. 이는 국민의 약 2배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정부는 코로나19와의 지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도 국민들을 위한 방역과 예방접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 예방접종 과정에서 만난 지역의 공무원들과 보건의료 관계자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도 자신들의 자리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모두를 위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번 예방접종을 다녀오며 문득 내 차례는 언제인지 헤아려 본다. 하반기에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나면 지금보다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 물론 백신을 맞은 후에도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겠지만 말이다. 

정책기자단|안준표ayd1225@naver.com
아파트 일과 동네 일,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좀 더 살기 좋은 세상, 아이들이 마음놓고 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읽고 쓰고 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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